출퇴근길 지옥철?…“인력 공백 막막” 서울지하철 총파업 예고

출퇴근길 지옥철?…“인력 공백 막막” 서울지하철 총파업 예고

20일부터 준법 투쟁 돌입...수도권 이용객 혼란 불가피
“구조조정 중단” 등 교섭 불발되면 12월6일 전면 파업

기사승인 2024-11-19 12:46:27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1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보고 및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임지혜 기자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20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해 지하철 이용 시민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노조는 교섭이 끝내 불발되면 다음달 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1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부터 준법 운행(태업)을 시작한다. 법과 사규에 정한 2인 1조 작업 준수, 규정에 정한 점검 외 작업 거부 등 준법 투쟁을 개시한다”며 “노조의 요구를 끝내 묵살하고 대화조차 거부한다면 다음달 6일 전면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조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와 노조는 지난 8월부터 4차례 본교섭과 15차례 실무교섭, 두 차례 특별조정행위 과정을 거쳤으나 협상이 결렬됐다. 회의에서 △구조조정 철회 △안전인력 충원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부당임금 삭감 해결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또한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다음달 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전날 동대문 역사에서 에스컬레이터 화재 사고가 났다”며 “지하철의 잦은 사고는 지금 현장에 있는 안전 인력, 점검 인력의 공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 전기1사업소에서 근무 중인 장명곤씨는 “공사 전체 결원이 400명에 가깝고 곧 정년으로 300명이 나가는데 대책은 감감 무소식”라며 “당장 내년부터 인력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막막하다. 전기 분야만 몇 년새 100명 가까이 줄었다”고 호소했다. 장씨는 “6만 4000평 규모의 차량기지와 막대한 전기 시설물 관리를 단 4명이 도맡아 하고 기지 상주 인력 빼고는 고작 2명이 맡아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게 생겼다”며 “업무 여건이 이 지경인데 어떻게 1000만 서울시의 발, 지하철을 책임지고 감당할 수 있겠는라”라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 승무원인 김용씨는 “2호선은 하루 승객 270만명으로 가장 이용 승객이 많고 43개역 중 22개역이 환승역·곡선역이라 사고가 가장 많다”며 “2호선 1인 승무원 도입은 시민의 안전을 더욱 위험하게 빠뜨릴 것이다. 2호선 운행을 하다보면 출입문 끼임, 객실 비상통화, 원인 모를 비상 정차 등 다양한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진다”고 했다. 

노조가 다음날부터 준법 운행에 들어가면서 지하철 이용객은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준법 운행은 관행적인 정시 운행이 아닌 정차 시간을 준수하는 운행이다. 일부 열차가 지연되면 열차가 연달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전날부터 코레일 철도노조(전국철도노조)가 준법 운행에 돌입해 수도권 출근길 곳곳에서 혼란이 일은 바 있다. 

김태균 서울시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은 “파업은 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지만, 노조의 투쟁 목적은 열차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고 잘못된 정책을 멈추고자 하는 것”이라며 “경형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조합원 945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으며, 70.55%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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