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자회사 규제 카드 나올까…알뜰폰 시장서 떨고 있는 통신3사

점유율·자회사 규제 카드 나올까…알뜰폰 시장서 떨고 있는 통신3사

- 과기부, 다양한 알뜰폰 육성 방안 논의 중…다음 달 발표 예정
- 통신3사 자회사, 알뜰폰 점유율 절반가량 차지…정부 개선 나서나
- “개선 필요해” vs “유입 창구 역할”…규제 실효성에 의문도

기사승인 2024-11-22 06:00:09
통신3사 로고. 연합뉴스

정부가 중소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기업 규제 카드를 언급했다. 통신3사가 운영하는 알뜰폰 자회사에 대한 규제가 중심이다. 다만 이를 통한 알뜰폰 시장 활성화 실효성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소 알뜰폰 육성 및 시장구조 개선과 관련해 다양한 정책들을 살펴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동통신시장에서 경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 구조를 변화시키겠다는 내용 등이다. 다음 달 이와 관련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알뜰폰은 지난 3월 900만대 회선 수를 첫 달성한 후 이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기준, 알뜰폰의 회선 수는 610만대로, 점유율은 전체의 10.9%에 불과했다.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 9월 기준 전체 회선 수의 16.6%(947만7392 회선)를 점유하고 있다. 

다만 현재 알뜰폰 시장은 통신3사의 자회사가 과반을 점유하고 있는 구조다. SKT의 SK텔링크, KT의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의 미디어로그·LG헬로비전 등이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알뜰폰 시장 내 이들 5개 회사의 점유율은 47%에 달한다. 60여개의 알뜰폰 사업자 중 5개 회사가 절반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알뜰폰 시장의 통신3사 점유율 과점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13일 유상임 과기부 장관은 통신3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알뜰폰 경쟁력 강화 관련 협력을 요청했다. 통신3사 자회사 중심의 시장 구조 개선과 도매대가 인하 등에 힘을 보태달라는 것이다. 과기부 브리핑에 따르면 통신3사 CEO들도 자회사 중심의 시장 구조 완화에 공감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3사 자회사 중심 구조 완화를 위해 점유율 규제를 강화하는 안이 유력하게 꼽힌다. 지난 2014년 정부는 통신3사 자회사 가입자의 총합이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의 50%를 초과하지 못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가입자기반단말장치와 사물지능통신(IoT) 등도 알뜰폰 회선에 포함되며 이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이로 인해 정부에서는 휴대폰 회선만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법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현 과기부 2차관은 지난달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일정한 점유율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장관은 13일 유영상 SKT 대표와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과 취임 후 첫 만남을 가졌다. 사진=이소연 기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존처럼 통신3사에서 알뜰폰 자회사를 1곳만 보유하도록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통신3사 자회사의 점유율을 다른 알뜰폰 사업자에게 나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등록조건’ 등을 위배했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인다. 앞서 ‘1사 1자회사’라는 암묵적 관행이 있었으나 M&A 등을 통해 이통3사의 자회사가 일부 증가했다. 

중소 알뜰폰 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환영 의사를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규제와 함께 통신3사가 1사 1자회사로 돌아가 중소사업자에게 가입자를 넘긴다면 시장에도 활력이 돌 것”이라며 “이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과점 문제가 결국 반복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반론도 인다. 알뜰폰 활성화에 통신3사 자회사들이 기여한 바도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 알뜰폰 브랜드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도가 높기에, 이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보다 쉽게 이용자들이 첫 발을 디딘다는 것이다. 

점유율·자회사 규제 등의 방향에 대해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인위적으로 통신3사 자회사의 이용자 수를 줄이려 한다면 알뜰폰 이용자 이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같은 규제를 통해 알뜰폰 시장 경쟁이 활성화되고 소비자 후생이 증대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도매대가 인하 등 알뜰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더 필요한 정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점유율 규제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지만, 통신3사 자회사 축소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과기부 관계자는 “통신3사 자회사 중심구조가 알뜰폰 경쟁 활성화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자회사를 하나로 두게 한다는 것은 이야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