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모형 승인을) 신청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22일 보험연구원이 주최한 ‘보험회사 내부모형 개발 및 적용’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이영지 삼성화재 RM모델링파트장이 한 말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자체 내부모형을 만들어 지급여력비율(K-ICS, 이하 킥스비율)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모형 승인신청 매뉴얼을 마련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금감원은 5단계 절차를 거쳐 보험사의 내부모형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 제도를 두고 삼성화재가 승인을 받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보험사는 자본 건전성 지표인 킥스 비율을 계산하려면 위험액을 산출해야 한다. 산출에 자체 내부 모형을 쓰면 경험 통계를 활용해 상품이나 고객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 금감원 표준 모형으로 산출한 킥스 비율이 낮아 고전하고 있는 보험사라면 내부 모형 승인을 고려할 유인이 크다.
삼성화재는 상황이 다르다. 삼성화재는 2003년부터 내부 모형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개선을 거듭하며 운영해 왔다. 이를 승인받아 적용할 경우 킥스 비율이 일부 상승할 수 있지만 실익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 파트장은 “타사는 킥스 비율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있을 수 있지만, 삼성화재는 크게 바뀌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화재의 3분기 기준 킥스비율은 280.6%로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150%를 크게 뛰어넘는다.
삼성화재가 고민하는 부분은 비용이다. 킥스비율 제고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모형 승인에 나섰다가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게 될 수 있다. 이 파트장은 “이미 내부 모형으로 운영하고 있는 은행은 개발 부서, 검사 부서, 내부 감사 부서를 두고 외부 감사도 거친다”면서 “인원과 비용이 많이 필요한데, 그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신청을 할 것인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파트장은 내부모형 운영과 관련해 생명보험 관련 리스크 모형과 그에 대한 연구는 많은 반면, 상해와 질병 보험 관련 연구는 적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상해‧질병 리스크를 세분화해서 한 연구가 적다 보니 내부 모형 운영사례를 벤치마킹할 때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