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서학개미” 국내 증권사, 해외주식 서비스 강화

“믿을 건 서학개미” 국내 증권사, 해외주식 서비스 강화

외화증권 수탁수수료…전년比 70% 급증
해외증권 보관금액…전년말比 45.91%↑

기사승인 2024-11-27 06:00:06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 증시 부진에 리테일(소매금융) 부문 수익 확대 해결책을 해외 증시에서 찾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 해외증권(주식·채권) 보관금액(유로·미국·일본·홍콩·중국·기타 국가 합산)은 1520억2800만달러다. 지난해 말 1041억8835만달러 대비 45.91%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규모다. 

국내 투자자 자금 흐름이 해외시장으로 집중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국내 해외주식 거래 중개 증권사 24곳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은 총 918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417억원) 대비 약 70% 급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미국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며 “해외주식의 경우 거래 수수료율 평균이 높고 환차익 수수료까지 수취해 리테일 부문의 효자로 자리매김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익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서학개미 투자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해외주식거래 서비스 강화와 수수료 인하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미국 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과 손잡고 ‘Sleepless in USA’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당일 발간된 미국 현지 애널리스트의 최신 리포트 가운데 투자자 관심과 정보 가치가 높은 핵심종목 보고서를 엄선해 제공한다.

지난 7월에는 해외주식 투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도 진행했다. 개편된 MTS 화면에서는 접속 시간에 따라 해외·국내 주식 정보가 번갈아 노출된다. 해외증시 개장 시간에는 배당락이 임박한 미국주식, 관심도 높은 미국주식과 ETF 랭킹, 투자 대가의 포트폴리오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2026년 말까지 2년간 Super365 계좌 보유고객 대상으로 국내·미국주식 거래 수수료 및 달러 환전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파격 혜택을 내놨다 미국주식의 매도비용을 비롯해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에 내야 하는 수수료까지 모두 고객 대신 메리츠증권이 부담하게 된다. 고객이 실질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완전히 무료화하는 것은 업계에서도 최초 사례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기존 Super365 계좌 국내 및 미국주식 거래수수료는 각각 0.009%와 0.07%에서 0%로 전면 무료화됐다. 달러환전 수수료 우대율도 기존 95%에서 100%로 변경해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 비용을 없앴다. 이번 혜택은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에게 적용될 방침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부문이 타사 대비 적은 실적 비중을 차지하는 점에서 이같은 전략을 내놓을 수 있었다”며 “리테일을 성장의 한 축으로 키우겠다는 취지인 만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중소형사들도 해외주식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례로 현대차증권은 이달 초부터 글로벌 통합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를 통해 주식 주문 전 해당 시장의 거래 통화 환전 없이 원화와 외화 환전 가능 금액 및 매도 결제 예정 금액을 매수 증거금으로 사용해 거래를 지원한다.

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해외주식을 중심으로 한 리테일 부문 강화 전략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줄어든 게 지표로 확인되면서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라며 “해외주식 부문이 실적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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