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 청년의 사회복귀와 자립을 위한 서울시 지원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취업 연계 등 프로그램 이수자에 대한 사후 관리도 아쉬운 부분이다. 앞서 서울시는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의 일환으로 청년기지개센터를 지난 4월 출범해 9월 정식 개관했다. 고립·은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담 기관으로는 전국에서 최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청년기지개센터가 지난 6월부터 진행한 ‘일 경험 프로그램’(24회)은 당초 예정된 완료 기간인 9월에서 1개월 남짓 늦어진 10월25일 종료됐다. 교육이 늦어지면서 신청자 33명 가운데 12명만이 최종적으로 교육을 이수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총 24회기 중 80%인 20회기 이상을 수료해야 일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교육 이수자들은 면접 등을 거쳐 센터 내 청소나 시설관리 등 일자리를 얻었다. 이 과정을 통해 센터는 교육 수료자 12명 중 10명에게 1개월에서 최장 3개월 동안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프로그램 운영 과정을 두고 일부 참가자는 불만을 제기했다. 24회기 중 6회기차였던 지난 7월16일부터 8월6일까지, 9회기차였던 9월3일부터 26일까지 공백 기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육이 끝난 후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교육이 끝난 10월25일부터 3주간 공백 기간이 생겼다.
참가자들의 불안은 커졌다. 참가자 A씨는 “5년을 집밖으로 나오지 않아 장거리 이동이나 초행길, 사람 많은 공간은 나가기 두려웠다”며 “일 경험을 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 프로그램 중간마다 공백 기간을 거쳐야 해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운영상 공백 기간 발생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고립·은둔 청년의 컨디션과 의견 등을 받아 프로그램이 유동적으로 변화하기도 한다”며 “프로그램 끝날 때마다 장소 등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준비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그램 공백 기간 서울시에서 진행 중인 다른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센터 내 자조모임도 가능하도록 구축해 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초 고지된 계획과 달리, 일정이나 장소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거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돌리기를 하는 등이 주먹구구식 운영을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려운 발걸음으로 사회에 나온 고립‧은둔 청년이 공백 기간으로 인해 (센터에) 믿음을 잃었을 수 있다”며 “취업이나 일 경험 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고립‧은둔 청년마다 다양한 특성이 있고 여러 가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회와 접촉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춘 프로그램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