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선 도전에 나선다.
2일 축구협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연임 심사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8일, 내년 1월8일 예정된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루 뒤인 29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여러 가지 마무리를 잘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도전하게 됐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전 리그에 승강제를 도입하는 ‘축구 디비전 시스템’, 천안축구센터 건립 등의 정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리고 이날 정 회장은 공정위에 서류를 접수하며 4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축구계 여론은 좋지 않다. 현재 정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감사 결과에 따라 해임까지 가능한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 권고를 받은 상황이다. 정 회장 아래 축구협회는 국고 보조금 허위 신청, 불투명한 자격증 운영 및 발급 등 위법 사항 27건을 저질렀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문체부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4연임에 도전했다.
정 회장은 불투명한 협회 운영의 책임자기도 하지만, 기업인 출신으로서 ‘머니 파워’로 축구협회에 재정적인 기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앞서 많은 문제가 드러난 축구협회를 개혁하기 위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대항마는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이다. 허 전 감독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저는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며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허 전 감독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경선의 가능성이 커졌다. 당시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의원을 제치고 당선된 정 회장은 2선과 3선 때는 경선 없이 뽑혔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운영위원회는 오는 12일 구성된다. 선거는 내년 1월8일에 열리고 새 회장 임기는 22일부터다. KFA 대의원과 산하단체 임원, 지도자·선수·심판·축구인 등을 포함한 선거인단은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