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대표는 일제히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즉각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야권에선 이번 사태가 해결되면 즉각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계엄 해제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권 여당 대표로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로 계엄 선포는 실질적인 효과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앞으로 계엄령에 근거해 군경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위법한 것”이라며 “위법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해선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공무원들을 끝까지 지켜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께서는 국민과 국회 뜻을 존중하고, 즉시 헌법에 따라 계엄령 해제를 선포해 달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비상계엄 선포의 실질적 요건을 전혀 갖추지 않은 불법 위헌”이라며 “목숨 바쳐 반드시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는 곧 기회다. 이 나라가 후퇴를 거듭하지만 이번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계엄 선포로 인해 더 나쁜 상황으로 추락하는 게 아니라 이제 그 악순환을 끊어내고 다시 정상사회로 되돌아가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 민주공화정을 회복하는 엄중한 여정을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본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즉시 무효가 됐다. 국민들은 비상계엄이 해제됐다는 것을 알고 안심해달라”며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즉시 법에 따라 해제 선포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더 이상 국민들이 대통령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며 “빠르게 (계엄령을) 해제하고 국회가 돌아가게 해주는 게 대통령이 하실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누구도 윤 대통령을 현재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발 정신 차리시고 국민들이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달라”면서 “개혁신당은 안전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상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뒤 기자들을 만나 “비상 계엄 선포만으로 이미 헌법 위배”라며 “군사 반란에 준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는 “만약 윤 대통령이 국회의 결의안을 따르지 않으면 그 자체로 불법이자 범죄”라며 “결의안에 반해 군인들이 움직이면 그 역시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즉각 계엄령을 해제하지 않고 군을 동원한 자, 군의 동원을 지시한 자, 부대를 움직인 자 모두는 군사 반란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