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를 선언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고 있는 기업들은 바이어 손길 축소를 우려하는 등 부가적인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국내 농식품 수출이 100억달러를 바라보는 가운데, 일부 식품기업들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농식품(K-푸드) 잠정 누적수출액은 90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 증가했으며, 15개월 연속 성장한 수치다. 특히 라면·과자류·음료·쌀 가공식품 등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40%까지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식품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48%로 2019년(39%)보다 증가했다. 올해 3·4분기 해외 식품 사업 매출도 1조40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특히 최근 8000억원을 들여 미국·유럽 공장 신설을 밝히는 등 해외 비중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삼양식품도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현재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 채널에 진출해 있으며 해외 신규 채널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카자흐스탄 등 7개국에 8개 해외법인을 빼빼로 등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과 부문 해외 매출은 지난해 8005억원으로 2014년(5703억원)대비 약 30% 증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식품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당장 비상계엄에 대한 타격은 없겠지만 해외 바이어들의 안전 우려로 인한 축소, 환율 영향 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 입장에서는 안전 문제가 우려될 수 있다”며 “북한 오물풍선 등 외부 위협도 신경쓰면서 국내 리스크까지 보인다면 확장 중인 K푸드 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해외 바이어에 의존하는 수출 중심의 식품 중소기업은 타격이 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 선포로 원달러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며 “국내 이미지가 환율에 직결돼 추후 원가 부담에 연관되는 등 부가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권승구 동국대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혼란 등을 해외 바이어들의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해 발길이 줄어든다거나 환율이 올라갔을 때의 문제점 등 애로사항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내 먹거리 수급 등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