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에서 ‘탄핵 찬성파’ 의원들을 향한 공격이 시작됐다. 특히 대구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레밍(집단자살 습성이 있는 나그네쥐)”, “쥐새끼”, “배신자”, “박쥐” 등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찬성표를 던진 이들을 색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대구 달서갑)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쥐새끼마냥 아무 말 없이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놓고 그렇게 뒤통수치면 영원히 감춰질 줄 알았나”고 맹공했다. 유 의원은 “더럽고 치졸한 당신들 이름은 밝혀질 것이고 밝혀져야만 한다”며 “하늘이 그대들의 정치생명을 거두어들일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이후 ‘쥐새끼’ 표현을 삭제했다.
유 의원은 15일 재차 게재한 글에서 “내가 분노하는 것은 최소한의 동료에 대한 연민이나 인간적인 배려가 없는 박쥐같은 행태에 대해, 동료의원들을 속인 것에 대해, 정치의 기본인 신의를 저버린 그 저열함에 대한 것”이라며 “감정이 격해 썼던 거친 표현은 수정했지만, 아직도 그들에 대한 역겨움은 가시질 않는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가 헌법과 계엄법이 요구하는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이 불비하다고 해서 그로 인해 바로 내란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엄호에 나서기도 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념과 소신으로 위장한 채 동지와 당을 외면하고 범죄자에게 희열을 안긴 그런 이기주의자와는 함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구 북구을의 김승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일대오’가 아닌 배신자가 속출하는 자중지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당원과 지지자께 얼굴을 들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한동훈 대표를 ‘배신자’로 규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구 달서병의 권영진 의원은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탄핵에 앞장선 배신자 한동훈은 더이상 우리 당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 대표를 겨냥해 “동귀어진(同歸於盡)이 목표가 아니었나? 소원대로 탄핵 소추 되었으니 그만 사라지거라”며 “레밍들도 데리고 나가라. 이 당에 있어본들 민주당 세작(細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재적 300명 가운데 204명 찬성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야권 의석 192석을 빼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의 탄핵 찬성표가 나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권 3표, 무효 8표까지 포함하면 탄핵에 반대하지 않은 의원은 총 23명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