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령관들 왜 ‘롯데리아’에…“대중성 높은 곳 인식했을 것”

정보사령관들 왜 ‘롯데리아’에…“대중성 높은 곳 인식했을 것”

기사승인 2024-12-18 16:29:40
수도권의 한 롯데리아 매장. 사진=김건주 기자

전현직 정보사령관 등이 ‘12·3 비상계엄’ 전 롯데리아에서 만난 것은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가장 대중적으로 인식될 만한 장소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 1일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보사 소속 대령 2명과 경기 안산 소재의 롯데리아에서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및 정보사령관 측 관계자들과 계엄 관련 사전 논의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는 이들이 왜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만나게 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롯데리아에서 만난 것은 인사를 위한 자리고, 이후 다른 장소에 모여 논의를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범진 경희대 경영대학원 안보전략 겸임 교수는 “주변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중대한 논의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첫 만남부터 서로 부담되는 논의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먼저 가볍게 만나 인사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나 판단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관련 모의는 이후 제3의 장소로 가서 했을 것”이라며 “수사기관도 당시 모의가 시작된 지점 등을 추적하다보니 동선 상 같이 모인 장소를 논의 시작점으로 찍은 것이라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군사 전문가 사이에서는 당사자들이 공작임무의 기본으로 대중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보사 첩보부대 출신 A씨는 “모두 정보사 출신이기 때문에 신원이 노출되지 않기 위한 습관이 배어있을 것”이라며 “롯데리아에서 모인 것도 내부 관계자 등이 보더라도 만나는 동선이 자연스럽고, 인지도 상 매우 대중적인 장소로 판단했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직전사업연도(2022년)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롯데리아가 1193곳으로 2위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곳은 맘스터치(1392곳)다. 이어 프랭크버거가 461곳, 직영점을 포함하면 버거킹은 472곳, 맥도날드는 399곳이다.

한편, 롯데리아 측은 계엄과 관련된 인터넷 게시물 등이 나타나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네티즌들이 ‘계엄세트를 출시하라’, ‘계엄 모의석에 포토존을 마련해달라’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리아 운영사인 롯데GRS 관계자는 “계엄과 연계된 게시물들이기 때문에 당혹스럽다”며 “해당 가맹점주도 갑자기 이슈가 된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풍자되고 있지만 롯데리아가 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따로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언급이 잦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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