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 밤,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격분한 친윤계 의원들이 한동훈 전 대표에게 물병을 던지거나 욕설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담 넘을 용기도 없던 자들이 의총에서는 이럴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 전 대변인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젯밤 대표 그만두고 뚝 끊겼던 기자들 연락이 갑자기 쏟아졌다”며 “‘녹취 알고 있었냐? 우리 쪽이 흘렸냐는 것이었다. 뉴스도 못본 상태라 무슨 소리냐 하니 한 분이 기사를 보내준다”고 운을 띄었다.
앞서 지난 19일 노출된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 녹취록에 따르면 친윤계는 한 전 대표가 탄핵소추안 부결 당론을 어겼다며 공격에 나섰다. 친윤계 의원들은 “도라이 아냐 도라이?”라고 비속어를 뱉거나 “저런 놈을 갖다가 법무부 장관을 시킨 윤석열은 제 눈 지가 찌른 거야”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의원은 한 전 대표에게 물병을 집어 던지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일단 뉴스 내용이 기가 막혔다”며 “한 대표는 이런 집단 린치에 가까운 폭력을 어찌 견뎠나 싶다. 물병 던지고 폭력 행사하려 한건 이전 기사에서 봤지만 생생한 녹취로 듣는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에게 일단 이런 녹취가 있는지도 몰랐고 내부에서 이런 녹취 가지고 논의한 적도 없다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친윤계 쪽에서는 좌파 언론에 의총 내용을 흘렸다며 녹취하고 유출한 자를 색출하려 하는데 친한계가 아닌가 생각한단 말을 한다”며 “집단 폭력의 피해를 당했는데 피해 당한 녹취자가 누군지 색출해 기사를 써달라 친윤이 말하는 것이냐. 이게 무슨 황당한 2차 가해냐”고 했다.
이어 “‘범죄현장이나 학폭의 증거가 나왔다고 그 증거를 누가 만들었는지 추궁해야 한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친윤은 자신들은 무슨 짓이던 해도 되고 그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세상을 바라는 것이냐 답해줬다”고 말했다.
박 전 대변인은 “만약 친한계 의원이 녹취하고 제보했다면 당시 상황에 너무 분노해 자발적으로 했을텐데 대표가 쫓겨난 마당에 그 정도 의리를 보여주는 것을 보면 대표가 나가면 친한계가 죄다 붕괴할거라는 진단이나 친윤들 이야기가 거짓이란 증명이라고 이야기 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와중에 반성은 커녕 색출에 몰두하는 자들이라니”라면서 “담 넘을 용기도 없던 자들이 의총에서는 이럴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충격적이다. 강약약강과 강강약약의 차이가 무엇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