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뽑은’ 임종룡 회장…우리금융 대규모 인사폭풍

‘칼 뽑은’ 임종룡 회장…우리금융 대규모 인사폭풍

자회사 6곳 대표 전원 교체…외부인사 영입
우리금융·은행 ‘대규모 쇄신’…은행장 신규 선임·부행장 ‘물갈이’

기사승인 2024-12-20 17:28:35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은행장 교체를 시작으로 은행 부행장·임원 감축, 6개 자회사 대표를 전원 교체하는 등 강력한 ‘인적 쇄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금융은 강력한 내부통제 기반을 구축하고 영업성과 창출을 해내겠다는 계획이다.

자회사 6곳 대표 전원 교체…외부인사 수혈

20일 우리금융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회의를 열고 6개 자회사(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차기 대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 대표에 진성원 전 현대카드 오퍼레이션본부장 △우리신용정보 대표 후보로는 정현옥 전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 기동호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우리자산신탁 대표에 김범석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에 김건호 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장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에 유도현 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장이 각각 내정됐다.

이번 자회사 인사로 6개 자회사 대표가 모두 교체된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카드사 대표로 진성원 전 현대카드 오퍼레이션본부장을 선임했는데, 외부 전문가 출신을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금융 측은 “CEO들이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더욱 강력한 내부통제 기반을 구축하고 괄목할 만한 영업성과 창출을 통해 신뢰받는 우리금융을 복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 

우리금융·은행 ‘대규모 쇄신’…은행장 신규 선임·부행장 ‘물갈이’

앞서 우리금융은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도 대규모 인사개편을 진행한 바 있다. 가장 먼저 한 작업은 은행장 교체다. 지난 11월29일 우리금융 자추위는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 

장 행장은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 후 1995년 한일은행 입행, 종로3가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현재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한 ‘기업금융 전문가’다.

은행장 교체 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모두 대규모 ‘인적 쇄신’을 진행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우리금융 인사에서 9명의 임원 가운데 3명이 교체됐다. 

교체된 임원 3명은 장광익 우리금융 브랜드부문 부사장, 이해광 경영지원부문 상무, 송윤홍 우리금융 성장지원부문 부사장이다. 브랜드부문에는 이정섭 상무가, 경영지원부문에는 박제성 상무가, 성장지원부문에는 전현기 부사장이 새로 이동하게 됐다.

우리은행도 대대적인 인사 교체를 실시했다. 정진완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부행장급 임원 5명을 줄이고, 기존 부행장 중 절반에 달하는 11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본부조직은 기존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했다.

이날 단행된 임원인사를 보면 부행장 정원을 23명에서 18명으로 대폭 줄이고, 기존 부행장 중 11명이 물러났다. 또한 승진한 6명 부행장 중에는 71년생도 포함돼 과감한 세대교체를 이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뒤 백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의 ‘맹공’ 속 우리금융 ‘인사 혁신’ 성공할까

우리금융이 대규모 인적 개편을 진행하는 배경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금융감독원의 압박이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당대출 의혹을 검사하면서 꾸준히 우리금융의 조직 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이어왔다.

지난달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은행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관한 검사를 진행 중인데 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이 확인됐다”며 “끼리끼리 나눠 먹기 문화가 팽배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직에 개혁 의지가 있는지, 매니지먼트에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라고 꼬집으며 우리금융 경영진을 압박했다. 

여기에 20일 건설업계·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가 끝난 뒤 진행된 백브리핑에서도 “(부당대출은) 개인이 아닌 그룹의 문제”라며 “우리금융의 파벌주의, 여기서 기인한 여신 등 자산운영의 난맥상이 손 전 회장 재임 시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연이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금융은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내부통제 기반을 다시 구축하고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방책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올해 대내외적인 위기를 맞으면서 고객과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만큼 새롭게 발탁된 경영진들이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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