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경사로와 교통 문제란 벽을 넘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21일 오후 3시부터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열린 시민단체 퇴진비상행동 주최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사회대개혁 범국민 대행진’에 주최 측 추산 40만명의 시민이 몰렸다.
북적이는 수많은 인파 중엔 가족, 휠체어 등에 의존해 집회를 찾은 장애인들도 눈에 띄었다. 집회 무대 우측에는 이동 약자인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휠체어석’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지만, 집회에 오는 길까지가 고난이다.
그러나 장애는 시민의 권리를 찾는 이들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휠체어석에서 만난 위모(25·여)씨는 “지난 7일 국회 앞 탄핵 집회에도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계엄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시민으로서 표명하려고 왔습니다. 시민으로서 당연히 나라를 지키고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소리를 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장애인은 자신들을 향한 차가운 시선을 접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위씨는 “지난 국회 집회 현장에서 ‘왜 휠체어를 타고 오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뇌병변 장애인 서모(50)씨도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측과 지하철에서 충돌이 있었다”며 “경찰의 보호로 사고가 벌어지진 않았지만, 욕설과 위협은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장애를 가져도 일반 시민들과 마음만은 함께였다.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서지원씨 역시 이번 계엄 사태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다. 뇌병변장애를 가진 서씨는 주변 도움을 통해 “같이 함께 투쟁하자는 마음으로 집회에 참여했다”며 “시민들도 (뜻을 함께한) 장애인을 같이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