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 웰컴 투 고척돔…K팝 밴드사의 한 페이지 ‘더 프레젠트’ [쿠키 현장]

데이식스, 웰컴 투 고척돔…K팝 밴드사의 한 페이지 ‘더 프레젠트’ [쿠키 현장]

20일·21일 양일간 고척돔서 공연
관객 3만8천명 동원하며 대세 입증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차별점 더해

기사승인 2024-12-21 21:21:30
데이식스 단독 콘서트 ‘더 프레젠트(The Present)’ 이미지. JYP엔터테인먼트.

“이런 날이 오네요.” 그룹 데이식스(DAY6)가 K팝 밴드 최초로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했다. 지난해 12월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공연을 펼쳤던 이들은 불과 1년 만에 무대를 여러 차례 갈아치웠다. 2015년부터 9년간 쌓아온 이들의 서사가 마침내 K팝 밴드사에 유의미하게 기록되는 순간이다.

데이식스는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데이식스 스페셜 콘서트 ‘더 프레젠트(The Present)’를 개최했다. 이는 2회 차 공연으로, 양일간 총 3만8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날 콘서트는 2015년 발매한 미니 1집 ‘더 데이(The Day)’ 수록곡 ‘컬러스(Colors)’로 시작됐다. 첫 곡이자 최근 공연 세트리스트에 오른 적이 없었던 노래였던 만큼, 마이데이(팬덤)의 호응은 굉장했다. 여기에 마데워치(응원봉)의 푸른 빛이 암전된 공연장을 환히 밝혀, 압도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어 ‘누군가 필요해’, ‘괴물’로 오프닝을 장식한 데이식스는 마이데이와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영케이는 “장소가 예사롭지 않다”며 고척스카이돔에서의 첫 공연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런 날이 온다”며 운을 뗀 원필은 “작년만 해도 화정체육관에서 공연했었는데, 24년에는 고척돔에서 공연을 하게 돼서 굉장히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며 감격했다.

데이식스 단독 콘서트 ‘더 프레젠트(The Present)’ 이미지. JYP엔터테인먼트.
데이식스 단독 콘서트 ‘더 프레젠트(The Present)’ 이미지. JYP엔터테인먼트.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예뻤어’, ‘마치 흘러가는 바람처럼’,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s)’ 무대도 준비됐다. 이중 ‘예뻤어’는 데이식스의 역주행을 알린 곡이고, ‘콩그레츄레이션’은 데뷔곡이다. 이에 영케이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면서 ‘이 노래를 여기에서 부르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러 가지 생각이 떠다닌다. 덤덤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굉장히 감격스럽다”고 고백했다.

급기야 울컥한 원필은 잠시 무대를 비웠다가 돌아왔다. 그는 “올해 곡 작업도 열심히 하고 많은 스케줄도 소화하면서 멤버들과 마이데이분들과 함께 바쁘게 왔다”며 “이곳에서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들과 무대를 꾸밀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해피(HAPPY)’부터는 마이데이의 떼창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어쩌다 보니’는 후렴 전체를 함께 소화했다. 마이데이의 열창과 웅장한 밴드 사운드는 드넓은 공연장을 너끈히 데웠다. 결국 사달이 났다. 장내 열기에 키보드가 고장 난 것이다. 영케이는 “너무 큰 진동이 있거나 열기가 뜨거울 때, 장비가 열을 먹어서 고장이 날 수 있다”고 설명한 뒤, “잘하셨다”며 마이데이를 치켜세웠다.

무대를 준비한 대로 마치지 못해 아쉬웠던 데이식스는 다음 곡 대신 ‘어쩌다 보니’를 다시 불렀다. 그리고 콘서트를 한껏 즐기는 마이데이의 모습에 만족한 나머지, 즉석에서 ‘둘도 아닌 하나’, ‘힐러(Healer)’, ’좋아합니다‘ 등을 멜로디 라인만 연주하며 떼창을 유도했다. 마이데이는 더욱 큰 목소리로 화답해 감동을 안겼다.

데이식스 원필, 영케이, 도운, 성진(왼쪽부터 시계방향). JYP엔터테인먼트.
데이식스 단독 콘서트 ‘더 프레젠트(The Present)’ 이미지. JYP엔터테인먼트.


후반부로 갈수록 현장은 더욱 뜨거워졌다. ‘아 왜(I Wait)’, ‘어떻게 말해’, ‘슛 미(Shoot Me)’, ‘아임 파인(I'm Fine)’, ‘나만 슬픈 엔딩’, ‘스위트 카오스(Sweet Chaos)’, ‘러브 미 오어 리브 미(Love me or Leave me)’ 등 밴드 라이브와 음원이 확연히 차이 나는 곡들로 공식적인 공연을 마무리 지으며, 마지막까지 마이데이를 열광케 했다.

앙코르 무대는 ‘세이 와우(Say Wow)’, ‘바래’, ‘싱 미(Sing Me)’, ‘프리하게(Free 하게)’,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 ‘베스트 파트(Best Part)’, ‘녹아내려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로 꾸려졌다. 이때 멤버들은 돌출 무대와 리프트를 활용해 곳곳을 돌며, 마이데이와 적극적으로 호흡했다. 무엇보다 2019년 미니 5집 ‘더 북 오브 어스 : 그래비티(The Book of Us : Gravity)' 타이틀곡이자 이들을 대표하는 곡인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에서는 가장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끝으로 성진은 “여러분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하고 싶다”고 거듭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마이데이는 멋진 사람들이다. 우릴 보면서 멋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짙은 애정을 드러냈다. “정말로 뜻깊은 한해”라고 돌아본 영케이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오랜 기간 굉장히 열심히 달려왔다. 내년이면 10주년인데, 무대에 계속 설 수 있게 해줘서, '앞으로'를 꿈꿀 수 있게 해줘서 감사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데이식스는 약 4년 8개월 만에 재개한 세 번째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1월 18일~19일(이하 현지시각) 가오슝, 25일~26일 홍콩, 2월 12일~13일 오사카, 15일~16일 도쿄, 22일 마닐라, 4월 6일 시드니, 9일 멜버른, 12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16일~17일 로스앤젤레스, 19일 뉴욕 등에서 무대를 가지며,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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