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라면’ 노린다”…식품업계, 꿀떡·만두도 해외로

“제2의 ‘라면’ 노린다”…식품업계, 꿀떡·만두도 해외로

식품업계, 라면 선례로 대표 수출 식품 늘려
꿀떡·만두·치킨부터 단체급식까지 K-푸드로
할랄 늘리고 현지 소비패턴 분석…“업계, 공격적 확장”

기사승인 2024-12-27 06:00:08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비비고 장, 광천김 등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식품업계가 ‘K-푸드’ 수출 신화의 주역인 라면을 선례로 삼아 대표 수출 식품을 늘리고 있다.

26일 식품업계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농식품 수출액은 90억5000만 달러(약 13조25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8.1% 증가한 수치다. 연간 농식품 수출액은 2019년 70억3000만 달러, 2020년 75억7000만달러, 2021년 85억4000만달러, 2022년 88억달러, 지난해 89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김밥·떡볶이 등 분식류가 인기를 끌면서 업계에서는 다양한 식품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SPC삼립은 꿀떡 수출에 나섰다. 삼립은 이날 떡 프랜차이즈 브랜드 ‘빚은’의 노하우로 수출용 제품인 ‘한입 꿀떡’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입 꿀떡은 국산 쌀로 1000번 치댄 떡 반죽에 쑥 등으로 색을 입힌 후 깨소를 넣은 떡이다. 이는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곡물 시리얼 대신 꿀떡에 우유를 부어먹는 ‘꿀떡 시리얼’이 해외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알려지며 개발됐다.

SPC삼립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유럽·동남아·중동 등의 수출을 검토하고 있다. 삼립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K-디저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베이커리·스낵에 이어 떡까지 카테고리를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내년 수출 규모를 올해보다 20%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꿀떡 시리얼. SPC삼립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치킨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 가정용(B2C) 냉동만두 시장에서 점유율 42%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1~9월 현지 매출 성장률도 33%를 기록했다. 또 ‘소스코팅’ 기술을 적용한 ‘소바바치킨’으로 올해(11월 3주차 기준) 누적 매출 약 1200억원을 올렸다. 동원F&B도 딤섬으로 냉동만두 시장 확장에 나섰다. 동원F&B는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마켓링크를 통해 ‘소매점 채널 기준 냉동만두 품목 내 딤섬의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단체급식 업체도 영토 확장에 나섰다. 특히 급식업체들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약을 통해 해외에 단체급식사업장을 늘리고 K-푸드 메뉴를 확대하고 있다. 아워홈은 aT와 ‘K-푸드 단체급식 해외 확산 및 국산 농산물 수출 판로 확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아워홈 멕시코 법인과 연계해 K-푸드 단체급식 및 국내 식품 수출을 확대한다.

멕시코 단체급식 점포에서 K-푸드를 즐기는 현지 소비자들. 아워홈 

특히 지난달 멕시코 점포에서 ‘K-푸드 데이’ 이벤트를 열고 멕시코 현지인을 위한 퓨전 메뉴 2500인분을 선보였다. 타코와 파히타, 버거 등 현지 메뉴에 만두강정, 볶음김치 등을 더한 메뉴와 김치에 아열대 채소 차요테를 활용한 무침요리를 제공했다.

현대그린푸드도 이달 미국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aT와 중소 협력사의 식재료 등을 활용해 K-단체급식 메뉴를 제공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분식 메뉴를 비롯해 볶음김치를 사용한 햄버거와 부리또, 불고기 피자 등 한식을 활용한 퓨전 메뉴도 함께 제공했다. 현대그린푸드의 지난해 해외 단체급식 매출은 11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492억원) 대비 두 배 이상 급성장한 수치다. 올 3분기까지 매출도 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신장했다.
 
올해 K-푸드 수출액 100억불을 앞둔 가운데 식품업계는 해외 현지입맛 분석 등 수출식품을 세분화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K-푸드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업계에서도 확장 방안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무슬림 식품 시장을 잡기 위해 돼지고기 등을 뺀 ‘할랄(HALAL)’ 제품을 개발하거나 현지 소비패턴에 맞춘 간편식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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