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이 가결되는 초유의 상황에서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을 방문하느라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이 있었지만 김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지난 21일 순천대에서 비상시국 의정 보고회를 연 뒤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를 만나려고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김 의원 본인은 물론 보좌진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날 김 의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과 블로그에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담긴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당에 최소한의 보고라도 했어야 했다”, “이 시국에 미국행이 왠말이냐”, “의원직을 사퇴하든 자진 탈당을 하든 정무적 판단을 하시길”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김 의원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당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내란폭동과 국헌문란이라는 헌정사의 중대한 위기 속에서 국민을 대표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점에 대해 뼛속 깊이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당의 처분을 겸허히 따르는 동시에 이번 잘못을 거울삼아 저 자신을 깊이 돌아보고 철저히 반성하며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부, 국회, 정당이 모두 비상 체제를 가동하는 상황에서 김 의원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김 의원 출국 직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당 소속 의원 해외 출장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의 미국행을 언급하며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징계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