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정국에서 지역의 핵심적인 사업은 자취를 감춘것 처럼 보인다.
이럴때일 수록 정형화된 조직 시스템이 힘을 발휘할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부산은 대기업이 없어서, 가장 큰 대기업이 부산시청이라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있다.
부산 최대 대기업을 이끄는 수장 박형준 시장의 고뇌가 깊어질 것이다.
그 중 핵심 현안 중 하나가 “통합LCC 본사 부산 유치와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 어려워져 거점 항공사 없이 신공항이 개항할 수도 있다”는 거점항공사 존치의 문제이다.
이에 대한 공식적인 시의 어나운스는 다음과 같다.
“통합LCC 본사 유치 등의 지역항공사 존치방안을 확정하기 위해 대한항공, 국토부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지역항공사 존치방안에 대한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이며, 향후 지역항공사 존치방안이 확정되면 이와 관련한 후속절차 등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며칠전 연합뉴스와의 2025년 신년맞이 인터뷰를 보면 비슷한 논조가 계속 나오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의 성공적인 개항을 위해서는 지역 거점 항공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 거점 항공사 존치 방안으로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 유치, 에어부산 분리매각, 독자적인 부산 항공사 설립 등을 검토한 결과, 통합 LCC 본사 유치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했다. 통합 LCC 본사 유치가 안 된다면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대안이고, 이것도 어렵다면 독자적인 항공사 설립이 마지막 대안이다. 이번 탄핵 사태로 논의가 지연되고 있으나, 통합 LCC 본사 유치를 두고 대한항공과 본격적인 협의를 할 계획이다."
기업에서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 인식이다.
정확한 문제의 인식이 솔루션의 출발이자 정교한 액션플랜을 이끄는 힘이다.
통합LCC 본사를 유치하는것이 가장 큰 해법이고, 그것을 대한항공과 긴밀히 협의하겠다?
그럴리가. 그것이 부산 최대의 기업의 수장이자 셀럽인 시장님께서 내놓은 답은 아닐것이다.
통합LCC 본사의 부산유치 주장 가능성은 아주 부족한것을 넘어서 희박해 보인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인수하는 주체인 진에어가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둔 LCC라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일뿐 아니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의 본사를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인천시와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진에어와 대한항공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다.
통합 LCC가 가덕신공항에 있어야 할 이유보다 인천공항에 있는것이 더 큰 실익을 주는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도심항공교통(UAM)과 항공정비(MRO) 등 항공산업 육성에 집중하는 인천광역시가 통합 LCC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있는 현실에서 듣기좋은 수사로만 통합 LCC의 본사를 유치할 수 있을 확률은 전무에 가깝다.
통합LCC 본사유치가 안되면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대안이다? 이 또한 어불성설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주항공을 누르고 업계1위의 MS(마켓쉐어)를 노리는 것이 이번 통합의 핵심인데, 분리매각을 한다?
통합 LCC 기단의 규모는 올해기준으로 진에어31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로 총 58대이다. 42대의 제주항공을 압도하는 수치이다.
이 상황에서 에어부산만 분리매각을 하면 47:42, 압도적인 우세상황을 박빙의 상황으로 만들어서 사업을 할 사업가가 있을까?
거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과정에서 티웨이와 에어프리미아에 독과점 법에 의해 유럽노선과 미주노선을 이관 시키면서도 결합을 진행한 것을 주시해 볼때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없다고 봐야한다.
도대체 누가 저런 답을 내놓는 것인지 의아하다.
물론 정확한 플랜이 나오기 전까지 시간을 두고 장고를 할 필요도 있다.
허나 장고끝에 악수 난다고 이번 사태는 부산시에서 그리던 그림이 아니다.
기업간의 합병을 통해 발생한 변수이고 이러한 변수는 철저한 공식에 의한 대비를 해야지 그냥 잘 풀어질거다 라고 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
지금은 KCC 농구단을 연고이전 하는 것 보다 더 큰 프로젝트를 실행해야 할 시점이다.
한진칼의 슬롯재분배에서 지역 거점항공사가 헤게모니를 가질수 있는 방안을 국토부에게서 끌어내는 고난이도의 정치게임이 필요하다. 시간은 2027년말까지.
호흡을 가지면서 가덕도신공항 개장을 준비하며 제대로된 지역거점항공사를 만들어 내든 유치를 하던 하는 조각의 시각이 다가온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 무렵 나래를 편다"
어쩌면 부산시가 가장 정확한 나래를 펼 순간이 지금이다.
지역 거점항공사의 존치는 걱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