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열기가 겨울에도 식지 않고 있다. 팀들은 전력 보강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미 이름값만으론 K리그 역대 최고의 감독이 왔고, 몇몇 국가대표급 자원도 둥지를 옮겼다.
지난달 24일 전북현대는 거스 포옛 감독을 제9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에서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거스 포옛 감독을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포옛 감독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라리가, 리그1 등 유럽 최고의 리그에서 자신의 지도력을 입증했다. 브라이튼(EFL 챔피언십)에서 감독직을 시작한 그는 EPL 선덜랜드를 비롯해 AEK 아테네(그리스 슈퍼리그), 레알 베티스(스페인 라리가), 보르도(프랑스 리그1) 등 다양한 리그와 클럽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최근에는 그리스 국가대표팀에서 감독으로 활약했다. 뛰어난 커리어 덕에 한국 국가대표 감독 후보로도 거론된 포옛 감독은 결국 K리그 감독으로 부임하게 됐다.
빅네임 감독 영입에 성공한 전북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송범근도 다시 데려왔다. 이어 K리그 정상급 센터백인 김영빈까지 영입하면서 지난해 부진을 딛고 재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의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FC서울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팀 중 하나다. 전북에서 풀려난 김진수와 문선민을 연달아 품에 안았다. A대표팀 74경기에 나선 김진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풀백 자원이다. 우측 풀백에 최준이 있는 서울은 김진수 영입으로 리그 최정상급 풀백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문선민의 합류로 공격 옵션 또한 다양해졌다. 서울은 기존 린가드, 루카스, 조영욱으로 구성된 2선 공격진에 무게감을 더했다. 문선민은 최근까지 홍명보호에 발탁되는 등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에, 김 감독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서울은 ‘K리그 대표 멀티플레이어’ 정승원까지 영입했다. 정승원은 2024년 수원FC에서 11골 6도움으로 활약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만능 미드필더로서 최고의 기량을 뽐낸 정승원은 다가오는 시즌 서울 유니폼을 입는다. 활동량이 많은 그는 김 감독이 추구하는 역동적인 축구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K리그 3연패’로 왕조를 구축한 울산은 전력 유출을 최소화하고 젊은 피를 수혈, 세대 교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서울에서 국가대표 출신 우측 풀백 윤종규를 영입했다. 2024시즌 전남에서 맹활약을 펼친 윤재석도 울산의 부름을 받았다, 광주FC의 돌풍을 이끈 허율과 이희균,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이진현 역시 울산행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공격을 이끌었던 대표팀 스트라이커 주민규는 대전 이적이 유력하다.
이번 이적시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감독의 이동도 있었다. 2024시즌 강원FC를 이끌고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윤정환 감독은 강원과 끝내 결별했다. K리그1 올해의 감독이 된 윤 감독이 차기 행선지로 택한 곳은 인천이었다. 인천은 2024시즌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2 강등 수모를 당했다. 인천은 윤 감독에게 ‘승격 청부사’ 중책을 맡겼다.
K리그에서 지도력을 입증한 이정효 광주FC 감독과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여러 이적설을 일으켰다. 이들이 팀을 옮겼다면 ‘감독 연쇄 이동’도 가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감독 모두 팀에 잔류한 채 2025시즌을 맞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