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상환수수료 인하 앞두고 은행들 속앓이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앞두고 은행들 속앓이

13일부터 중도상환수수료 산정 방식 개편
시스템 구축 작업 진행 중…수수료 수익 절반으로 떨어질 듯

기사승인 2025-01-07 06:00:08
쿠키뉴스DB.

개인대출 중도상환수수료율이 낮아진다. 은행이 중도상환수수료율을 실제 비용만 반영해 산출하도록 제도가 개편된다. 이에 따라 대출자의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최대 절반 가까이 줄어들지만 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급감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금융사의 중도상환수수료 산정 방식을 개편하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이 시행된다.

그간 중도상환수수료는 구체적 산정 기준 없이 획일적으로 운영돼 소비자 부담금액을 합리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중도상환수수료에 실비용(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대출 관련 행정·모집 비용 등) 외에 다른 비용 부과를 금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편을 통해 중도상환수수료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병환 위원장은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시중은행에서 중도상환수수료 개편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수수료를 대략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주담대의 경우 현행 1.2~1.4%인 수수료를 0.6~0.8%로, 신용대출은 0.6~0.8%에서 0.3~0.4%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개편된 제도에 맞춰 중도상환수수료율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편된 수수료율 수치만 나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영업점 고객을 위한 안내장·설명서·약정서를 바꾸고 비대면대출·집단대출 관련 제반 사항도 마련하는 등 수반되는 절차가 많다”며 “해당 작업이 완료되면 각 은행마다 수수료 인하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떨어지면 수익도 마찬가지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계산한 대로 수수료율이 절반으로 깎일 경우 은행들은 연 1000억원 중반에서 최대 2000억원에 가까운 수수료 이익을 놓치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1900억원, 전체 예상 규모만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 감소 뿐 아니라 비용적인 부문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담보대출의 경우 대출 실행 시 담보 평가와 유지에 드는 비용이 포함되는데, 이런 비용을 중도상환수수료로 충당해 왔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대출의 실비용은 다른 대출과 다르게 크기 때문에 일괄적인 절반 인하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특히 이러한 실비용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게 될 경우 대출 심사 기준이 강화되거나, 비용이 대출 금리로 전가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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