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시즌 개막, 코스피 상승세 계속될까

4분기 실적 시즌 개막, 코스피 상승세 계속될까

코스피, 4거래일 연속 ‘오름세’…연초 수익률 5% 넘어
시총 1위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도 주가 ‘상승’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추가 하락은 어려워”

기사승인 2025-01-09 06:00:08
8일 장마감 이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증시 최하위를 전전하던 코스피 지수가 연초 반등세로 전환했다. 다만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작으로 상승 흐름이 지속될지는 안갯속인 상태다. 투자업계는 밸류에이션 측면을 고려할 때 하락세 전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1.16%(28.95p) 상승한 2521.0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0.02% 하락 마감한 것을 제외하면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시현했다. 연초 상승률은 5.06%에 달한다. 지난해 코스피 연간 하락률이 9.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투자 심리가 살아난 셈이다.

시장은 코스피의 상승 흐름이 단기 성적표에 끝나지 않고 지속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어닝시즌(기업 실적이 집중적으로 공표되는 기간)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1월은 주요 기업들의 핵심 이벤트인 실적발표에서 확인된 이익 개선 여부에 따라 증시 흐름도 급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는 증시 향방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해당하는 대표 종목이어서다.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총은 2062조62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시총은 342조685억원으로 코스피의 16.59%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 통상 코스피도 약세장을 보인다.

삼성전자는 전날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65%, 130.5% 증가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5.18%, 영업이익은 29.19%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전방 IT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자가 주력인 범용(레거시)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영향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부진한 잠정 실적을 딛고 상승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직전 거래일 대비 3.43% 오른 5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를 외면했던 외국인이 276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단기 실적 전망은 위험이 감소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업계도 이같은 흐름에 대해 시장 우려가 선반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은 항상 부진한 모습을 보여서다. 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 지난 2000년대 이후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높았던 적은 전무했다. 이러한 계절성은 상장 기업의 98%가 12월 결산법인인 국내 기업 특성과 사업연도 마지막 분기에 비용을 반영하는 회계 관행이 합해진 결과다.

특히 남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어닝 쇼크’가 발생해도 추가적인 코스피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실적이 확인되는 구간에서 반등 모멘텀은 강하진 않겠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현재 주가의 추가 하락 여력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움직임이 국내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서 어떤 언급을 할지가 중요하다”며 “이미 예상 가능한 IRA 폐기, 중국 등 자동차 관세, 불법 이민자 추방 외의 내용을 언급할 경우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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