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가계대출 규제…기업대출에 은행 영업력 모인다

새해도 가계대출 규제…기업대출에 은행 영업력 모인다

4대 시중은행, 특화 지점장·신규 사업부 신설로 기업대출↑
7월 ‘DSR 3단계’ 예정대로 도입…가계대출 초과 패널티도 ‘부담’

기사승인 2025-01-10 06:00:08
쿠키뉴스 자료사진.

시중은행이 기업금융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올해도 지속되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들이 기업금융 영업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 연초부터 영업통들을 전진 배치하거나 우량 기업과 중소상공인을 위한 전문 기업금융 서비스 확대 등을 시도하는 식이다.

KB국민은행은 9일 정기인사를 통해 SME(기업금융)지점장을 확대 배치한다. SME지점장은 소속 영업점의 기업금융 성과와 마케팅, 고객 관리를 총괄하는 자리다. 현재 전국에 1명 있는데, 이번 인사 이후 20~3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SME지점장은 전국 기업금융 성장 지역과 국가주도 산업단지 등에서 활약하게 된다. KB국민은행은 우수 인재를 SME지점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기업금융 관련 성과 보유자를 대상으로 은행 내 공모를 진행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기업금융 성장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신한은행 본점 영업추진 1그룹의 전략영업부가 영업점 기업대출 거래 지원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100억원 이상 기업대출을 신규로 취급할 때만 지원했는데, 올해부터는 30억원 이상만 돼도 현장 지원을 실시한다. 여기에  올해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기업 고객 관련 내용을 대거 메인 항목에 포함함으로써 영업점의 기업금융 의욕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소호사업부를 신설해 소상공인 특화 대출에 나선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통해 기업금융을 고도화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시중은행 최초로 AI 기반의 기업 고객 대상 챗봇인 ‘기업 하이챗봇’을 오픈했다. 법인과 개인사업자 손님의 문의를 AI 기반으로 분석해 답변해준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재건’을 목표로 내걸고 정진완 우리은행장 진두지휘 아래 움직이고 있다.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총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서고 중소기업 특화채널인 비즈프라임센터도 늘릴 방침이다. 

또한 우량 대기업 뿐만 아니라 1·2차 협력사들까지 포함해 안정적으로 금융 지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BIZ프라임센터 등 특화 채널 확대를 통해 유망 기업을 지속 발굴하고 투자 및 융자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연초부터 기업대출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가계대출을 늘리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먼저 가계대출 규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업무 계획을 발표면서 가계대출에 가산금리를 부여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를 내년 7월 예정대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금융위는 올해 금융권에 분기별, 월별로 가계부채를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보다 짧은 주기로 대출 현황을 관리해 연간 증가분을 평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넘긴 은행에 대한 ‘패널티’를 예고했다. 현재 신한, 하나, 우리은행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이 가계대출 목표치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패널티 은행에 올해 ‘대출 관리 목표 한도’에서 지난해 목표치 초과분만큼을 제외할 방침이다. 지난해 가계 빚만 42조가 늘어난 상황에서 당국 기조대로 가계대출 관리를 열심히 한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 간의 차이를 두겠다는 뜻이다. 초과분 전체를 제외할지, 일부만 제외할지 여부는 추가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목표치가 초기화 됐다지만, 결국 연간 총량을 맞춰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 급하게 대출 빗장을 열 이유가 없다”며 “올해도 가계대출 영업은 보수적으로 진행돼야 해 전반적으로 대출 한도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기업대출 주문을 강화하고 있고, 별다른 규제 또한 없는 상황이라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관심을 갖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