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우리나라 최초 민간 의료시설 ‘존애원’ 소설로 출간

상주시, 우리나라 최초 민간 의료시설 ‘존애원’ 소설로 출간

하용준 소설가, 의료 현장을 그린 휴먼 스토리 2권으로 엮어

기사승인 2025-01-13 14:49:02
 우리나라 최초 민간의료기관인 ‘존애원(存愛院)’이 소설로 출간됐다. 상주시 제공

‘존애원은 질병 앞에 무방비 상태였던 상주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생적으로 탄생한 사설 의료국으로 그 유래는 전국적으로 희귀하다. 백성들은 존애원에서 굶주림을 면했고 아픔을 달랬으며 병을 고쳐 나갔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도록 드나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다.’

소설 ‘존애원’의 한 구절이다. 

상주시는 13일 우리나라 최초 민간의료기관인 ‘존애원(存愛院)’이 소설로 출간됐다고 밝혔다.

상주시 청리면 율리에 소재한 ‘존애원’은 임진왜란 직후 경상도 관찰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온 정경세가 지역 양반들의 모임인 ‘낙사계’회원들과 함께 설립한 민간 의료기관이다.  

당시 ‘낙사계’는 정경세를 비롯해 이준, 김각, 강응철, 김광두, 송량 등이 참여했다.

이들이 전쟁으로 흉흉하고 피폐한 고을의 민심을 쇄신하고자 무료 의국을 설립한 것이 '존애원'의 시초다. 

‘존애원’은 ‘타인을 사랑하는 데 마음을 기울인다’는 뜻을 지닌 송나라 사상가 정호의 글 ‘존심애물(存心愛物)’에서 따와 명명했다. 

‘낙산계’ 회원들은 각자 처지에 맞게 재물을 출자해 건물을 신축하고 곡식과 약재를 마련한 뒤 당대 명의로 알려진 성협을 초빙해 존애원을 맡겼다.  

당임을 맡은 성협은 굶주림에 허덕이는 백성을 진휼하고 병마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하면서 ‘존심애물’ 정신을 실천했다. 

소설가 하용준 작가가 집필한‘존애원’은 이처럼 세계 최초 민간 무료 의료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존애원’의 역사 속 실존 의원들의 헌신적 구료활동을 담은 장편 역사소설이다. 

그동안 우리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존애원 의원들의 살신성인 구료제민의 현장 이야기를 생동감 넘치는 대서사로 되살려냄으로써 대하 역사소설을 완성했다는 분석이다. 

하 작가는 집필에 앞서 지난 3년 동안 면밀한 자료조사와 현장 답사를 통해 존애원의 설립과 운영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작업시간을 가졌다. 

이어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임진왜란 이후의 열악하고 긴박했던 백성들의 실상을 사실감 있게 2권으로 재현했다. 

액자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는 ‘존애원’은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교차로 배치하는 독특한 서사적 기법을 통해 원고지 3000매 분량의 내용을 흡인력 있고 드라마틱하게 전개하고 있다. 

특히 조선 중기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극적이고 다채로운 의술 활동을 통해 궁중 의술과 약재 거래, 지방 의생들의 참여에 이르기까지 실로 방대하고 신비로운 한의학의 세계가 현실감 있게 묘사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소설을 통해 마주한 구료제민의 역사 현장은 오늘날 또 다른 의미에서 어려운 의료 현실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과 의미를 안겨줬다는 평가다. 

하용준 작가는 “사설 무료 의료시설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존애원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보다 앞선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위대한 국가적 역사문화유산”이라며 존애원의 역사적 의의를 강조하면서 출간 소회를 밝혔다.

하 작가는 그러면서 “마땅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돼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존애원과 그 설립 이념인 존심애물의 정신을 널리 홍보하고 교훈으로 삼는 일을 더 이상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상주시는 매년‘존애원 정신문화 계승행사’를 개최하는 등 존애원의 사상과 철학,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존애원의 ‘존심애물’ 정신을 계승하고 전파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존애원(400년을 살아온 집)’ 과 라디오드라마 ‘낙강에뜬 달’을 제작하기 위해 학술대회‧연구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하용준 소설가. 상주시 제공

상주=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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