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돌아온 추억 마케팅…품질 이어 ‘레트로 소비’ 교감한다

불황 속 돌아온 추억 마케팅…품질 이어 ‘레트로 소비’ 교감한다

농심·서울우유·오리온 등 잇단 재출시…소비자 요구 높아
불경기에 ‘추억의 상품’ 소비 활성…심리적 안정감·교감 선물
업계 “소비자 소통 원활…시장 반응 따라 재출시 여부 판단”

기사승인 2025-01-19 06:00:11
농심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50년 전 ‘농심라면’이 1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돼 있다. 김건주 기자

경기 불황으로 식품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단종된 제품들을 재출시하는 ‘레트로’ 상품들이 나타나고 있다. 불경기에 식품 가격이 오르고 소비가 줄며,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상품으로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이다.

1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비교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기준 냉면은 1만1923원, 비빔밥 1만1192원, 김치찌개 백반 8192원, 자장면 7423원 등이다. 삼겹살 200g은 2만원을 넘었다. 반면 3년 전인 2021년 동월 외식비용은 1만원을 넘지 않았다. 냉면은 9731원, 비빔밥 9754원, 김치찌개백반 7077원, 자장면 5615원, 삼겹살은 1만7650원 수준이다. 3년 만에 13%~32%까지 오른 셈이다.

특히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며 소비자들의 지갑도 닫히고 있다. 이 가운데 식품업계에서는 ‘레트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달 농심은 1975년 출시했던 ‘농심라면’을 재출시했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나온 농심라면은 당시 소비자들에게 광고 카피 문구 ‘형님 먼저, 아우 먼저’로 이름을 높인 제품이다. 농심은 농심라면을 기억하는 세대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복고풍의 새로움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12년 전 단종된 ‘미노스바나나우유’를 재출시했다. 미노스 바나나우유는 1993년 출시 이후 ‘바나나우유의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했던 제품이다. 특히 2012년 단종 이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이어지며,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New-tro)’ 트렌드와 단종 제품의 재출시를 원하는 ‘보이슈머(Voisumer)’ 요청을 반영해 재출시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초코송이’의 한정판 후속으로 나온 ‘딸기송이’를 다시 선보인다. 3년 만에 재출시를 결정한 셈이다. 딸기송이는 스틱 형태 과자와 버섯 모양의 딸기 초콜릿 등으로 만든 스낵이다.

이처럼 레트로 상품 출시가 이어지는 것은 세대 공감을 통해 위축된 소비가 다시 활성화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020년 발표한 ‘농소모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경기가 어려울수록 향수를 떠올리며 위로를 주는 레트로 제품의 소비가 늘어난다는 평가다. 레트로 콘셉트가 예전의 느낌을 살려 소비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다른 이들과 이 시대를 교감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출시한 곰표 밀맥주, 델몬트 레트로 에디션 등도 성인들의 추억을 자극해 향수를 일으킨 제품들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단종됐던 제품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재출시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최근에는 SNS 등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이 원활하기 때문에 시장 반응을 보고 일부 단종된 제품들은 재출시 여부를 논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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