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크래프톤 양강 구도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기존 ‘3N 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로 일컬어지던 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깜짝 실적도 전망된다. 기존 지식재산권(IP)들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은 지난해 3분기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조2727억원이다. 넥슨이 당초 전망한 4분기 예상 매출 최저선인 7605억원으로 계산해도 4조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창사 이래 최대 매출 달성은 탄탄한 기존 IP가 이끌었다. 기존 IP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넥슨 주요 IP 3대장인 ‘메이플스토리’, ‘FC 시리즈’, ‘던전앤파이터’ 등이 주인공이다. 특히 지난해 5월 중국에 선보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훈풍이 여전한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매체 포켓게이머에 따르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 출시 후 6개월 동안 매출액 10억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12월25일을 기점으로 진행한 신규 콘텐츠 추가와 연말 시즌 이벤트가 매출에 기여했으리란 분석이 나온다.
크래프톤 역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지난해 크래프톤이 연간 매출 2조7702억원을 기록할 거라고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조2335억원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이미 3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PUBG: 배틀그라운드’ IP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간판 게임인 PUBG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률을 목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PC는 전반적인 트래픽 격상에 블랙 마켓 매출 호조가 더해지며 전년 동기 대비 고성장으로 이어졌다”며 “모바일도 중국 국경절 이후 연휴 효과에 다양한 테마 모드 및 고가치 상품 출시가 겹치며 전년보다 견조한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슨과 크래프톤 양강 체제 속에 스마일게이트가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로스트아크’와 ‘크로스파이어’ 등 탄탄한 IP들이 지난해도 변함없이 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드나인’도 호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로드나인이 출시 40일 만에 글로벌 매출 30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추정했다.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 로그 분석 결과, 지난해 나온 신작 게임 중 누적 플레이타임이 가장 많은 게임으로 꼽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넥슨과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등 호성적이 기대되는 게임사들은 전체적으로 기존 IP가 받쳐주는 상황에서 신작 게임의 호실적까지 더해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넥슨과 크래프톤 모두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최근 엔화와 달러 모두 원화 대비 강세라 이 역시도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임업계 4분기 성적표 역시 ‘흐림’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으로 4분기 1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부진한 실적이 점쳐진다. ‘패스 오브 액자일2(POE2)’가 호평을 받고 있으나, 당장 매출 기여도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라인업 매출이 감소해서다. 오랫동안 적자에 허덕이다 실적 반등에 성공한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다수의 신작 성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