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도…“美 금리 인하 기조 변함없다”

‘트럼프 리스크’에도…“美 금리 인하 기조 변함없다”

기사승인 2025-01-23 20:13:55
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채권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창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불러올 변화에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금리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여러 불확실성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조는 궤도를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얼라이언스번스틴(AB) 자산운용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25 상반기 글로벌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시장 변화에 따른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AB자산운용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054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우선 글로벌 채권 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는 변함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정책 리스크에도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인 영향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한 영향이다. 

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는 올 2분기에 시작해 3분기와 4분기 각 1번씩 총 3번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금리 인하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통화정책 완화의 방향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는 물가 전망이 상당히 큰 폭으로 변해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줘야 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금리 인상 과정은 상당히 낮고, 미국 경제 상황도 완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무역·이민자 정책 등은 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정책 영향은 물가의 궤적을 바꾸기보다 단기적인 변동성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 파트장은 트럼프 정책이 불러올 단기 변동성이 채권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국채투자자 입장에서 팁을 드리자면, 미국과 이외 지역의 성장률·물가 등에 대해 차별화가 생길 경우 통화정책 속도도 달라진다”며 “기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속도가 미 연준 대비 빨라질 개연성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유 파트장은 “이는 정책 차별화로 이어져 국채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면서 “국채투자자는 특정 국가에 집중 투자하기보다 글로벌 국채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채권 투자 전략으로는 ‘롤 앤 캐리’ 전략을 강조했다. 해당 전략은 수익률 곡선이 우상향일 경우 중장기 채권을 매입해 이자를 축적한 뒤, 만기에 근접할수록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하는 롤 효과를 극대화한 투자법이다. 유 파트장은 “수익률 곡선이 점점 정상화되기 시작했고, 미 국채 5년과 30년물의 기울기가 저점을 찍고 계속 올라오고 있다”며 “기울기가 우상향으로 바뀌면 롤 앤 캐리가 양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채권투자자 입장에서 부가적인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짚었다.

서학개미 ‘최대 관심’ 美 주식, “다양한 투자 기회 주목해야”

현재 서학개미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글로벌 증시를 이끄는 미국 주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165억63만달러로 확인됐다. 전년 동기에 기록한 660억8275만달러 대비 76.29% 급증한 수준이다.

AB자산운용도 미국 시장의 매력도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결론부터 짚어보면 올해도 미국 주식 시장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다만 미국 시장에서도 특정 업종이 아닌 개별로 다양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을 선호하는 이유는 개별 기업의 실적 예상치에 기인한다. 미국 시장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는 두 자릿수가 넘어가는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며 “유로존이나 일본, 이머징 마켓 같은 경우도 성장률은 높으나, 경기 변동성 영향이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 기업 펀더멘털과 실적 등 요인들이 타 지역 대비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AB자산운용은 지난해 미국 시장을 주도했던 초대형주에서 시선을 돌릴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매니저는 “특정 종목이 아닌 굉장히 많은 기업에서 다양한 기회가 존재한다.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산업재·헬스케어 업종의 우량 성장주”이라며 “해당 업종은 지난 2023년도 이후부터 소외돼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태다. 특히 올해 이익 성장률 예상치가 각각 20%, 21%로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력 관련 에너지 테마주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에너지 공급 불균형에 대한 여러 문제점에 직면했다. 관련 인프라가 굉장히 노후화됐기 때문”이라며 “인공지능(AI) 상용화로 데이터센터 증축이 활발해진 상황에서 과거 대비 많은 에너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서 인프라 노후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균형이 생기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고 이는 새로운 기회”라고 밝혔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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