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이 설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한국과 중국의 ‘심판 판정 갈등’은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시진핑과 죽마고우로 잘 알려진 중국 바둑계 최고 권위자 녜웨이핑 9단은 한국기원에 사과문을 “핵심을 피하는 처사”라고 일축했다.
녜웨이핑 9단은 중국 공영방송 CCTV와 인터뷰에서 “한국기원의 사과는 핵심을 피하는 느낌”이라며 “한국 심판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녜웨이핑은 “한국기원의 이번 사과로는 성난 중국 바둑 팬들과 세계 바둑 팬들의 감정을 달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하지만 대국적으로 고려했을 때, 한국이 이렇게 사과의 태도를 보였으니 우리도 받아들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녜웨이핑 9단은 심판의 처벌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녜웨이핑 9단은 “한국기원 심판들(유재성 5단, 손근기 5단)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작은 권력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했다. 세계대회 결승전을 반칙패로 판정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결정인가. 두 번이나 반칙으로 패배 판정을 하다니,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녜웨이핑 9단은 “한국 심판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로 지금 모두가 너무 과격하다. 충돌을 피하고 이성적으로 일을 바라봐야 한다”고 한국기원에 해당 심판들의 징계를 촉구했다.
한편 한국기원은 바둑 팬들과 LG배 주최사인 LG 그룹 및 조선일보 등 관계사에 사과하며 조만간 중국기원, 일본기원 등과 논의해 세계대회에 적용할 수 있는 ‘통합 바둑 룰’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