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은 제 꿈을 이뤄준 구단이자 K리그1 우승이라는 제 꿈을 이룰 구단입니다.”
쿠키뉴스는 지난 4일 경남 남해군 남해스포츠파크호텔에서 FC안양 스트라이커 김운(31)을 만나 지난 시즌 소회와 K리그1에서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김운에게 2024년은 최고의 한 해였다. 선수 생활 대부분을 4부·3부 격인 K4, K3에서 보낸 그는 2024년 K리그2 안양에서 프로 데뷔하며 30살 늦깎이 신인이 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선 프로 무대에서 김운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K리그 데뷔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25경기 4골 2도움으로 활약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안양은 창단 11년 만에 K리그1 승격을 이뤄냈다.
“시즌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빨리 지나갔다”던 김운은 “너무 행복했던 시즌이었다. 행복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김운’이라는 선수가 발전한 시즌”이라면서 “데뷔골 때 정말 굶주렸었다. 크로스가 정말 천천히 왔었다. 그때 제 기세는 막을 수 없었다”고 2024년도를 총평했다.
김운은 4부에서 1부까지 올라온 비결로 ‘향상심’을 꼽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30살 이후에 더 발전하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은퇴할 때까지 배울 수 있는 거는 모두 배우겠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을 갈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좌절하기보다 해결 방법을 알아봤다. 원하는 팀에 못 갔더라도, 열심히 하면서 기회를 노렸다”며 “하부리그에서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프로팀 일정에 맞추지 못해 컨디션 관리에 고전했던 김운은 2025시즌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형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몸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김)정현이 형, (주)현우 형, (김)동진이 형 모두 잘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김운은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디뎠던 지난해와 같은 마음가짐이라 힘줘 말했다. 그는 “아직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똑같이 일관성을 가지려 한다. 아직 1년 차 같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1부리거라는 걸 조금씩 실감한다. 이제부터 부족함 없는 팀들과 맞붙게 된다. ‘더 큰 무대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K리그1에 올라온 것이 매우 설렌다고 말한 김운은 “결국 다 같은 ‘축구’지 않나. 부담감보다 설렘이 훨씬 크다. 안양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미소 지었다.
안양은 올 시즌 ‘2024 K리그2 득점왕’ 모따를 영입하며 공격진을 강화했다. 김운은 경쟁자이자 합을 맞춰야 할 동료인 모따에 대해 “굉장히 좋은 선수다.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고, 저와 다른 유형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또 “모따가 갖고 있지 않은 저만의 무기도 있을 것”이라며 “선의의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운은 FC서울과 더비에 대해 “친구 집 가는 길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있다. 원래는 별생각 없이 지나갔다. 이제는 색다르게 보인다. 조금 더 비장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정성을 들여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프로 생활 최종 꿈이 ‘K리그1 우승’이라고 밝힌 김운은 안양에서 우승의 꿈을 이루겠다고 강조하며 “위기를 이겨낼 수 있던 건 팬들 덕분이다. 팬분들의 응원 덕에 자존감과 자신감을 갖고 승격을 이룰 수 있었다. 이번 시즌도 많은 응원 바란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남해=김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