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5조를 달성한 KB금융그룹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 올해 약 1조7600억원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현금배당을 400억원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KB금융은 5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5조782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실적(4조5950억원) 대비 10.5% 증가한 규모다. 시장금리 하락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증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부문 이익 확대를 꾀한 결과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하락, 경기 침체에 따른 건전성 우려 등 구조적인 어려움에도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기초체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역대급 이익을 올린 KB금융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기로 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지난해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 13.51% 중 13%를 초과하는 자본 약 1조7600억원을 올해 연간 현금배당 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 이를 위해 연간 5200억원의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하반기 CET1 비율 13.50% 초과 자본도 추가 주주 환원 재원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나 CFO는 “CET1 비율에 따라서 변동의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자사주 매입·소각을 상반기·하반기 두 번 하는데 그 시행 시기는 유연하게 추세를 보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ET1 비율 방어와 관련한 지적에는 “인위적으로 3~4분기 자산 성장을 감소로 바꿀 수 있었겠지만, 그런 선택은 저희들의 이익 체력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2024년은 밸류업의 원년이 된 해로 평가할 수 있다”며 “앞으로 밸류업 방안을 흔들림 없고 중단 없이 이행하고 그룹의 RoRWA(위험가중자산이익률) 중심의 질적 성장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금배당을 400억원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나 CFO는 “KB금융은 2025년 총 현금배당 금액을 전년 대비 400억원 수준 소폭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확정된 바는 없고, 향후 해당 내용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되는 경우 공시를 통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대출 성장률은 명목 GDP 성장률(약 4%) 수준으로 전망했다. 기업 대출은 건전성을 고려해 우량 자산 중심으로 성장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종민 KB금융 CFO는 “대기업 쪽은 전략적으로 성장 속도를 조절하면서 시장 기회에 따라 탄력적으로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소 법인은 우량 자산 위주의 적정 성장을 추진, 소호대출은 업종 등 지역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성장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