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좌절했던 홍철이 강원 이적한 이유…“정경호 감독님 믿고 왔죠” [쿠키인터뷰]

대구서 좌절했던 홍철이 강원 이적한 이유…“정경호 감독님 믿고 왔죠” [쿠키인터뷰]

강원 홍철 전지훈련 인터뷰
2025시즌 강원으로 이적…“대구서 저를 필요로 하지 않는 느낌 받아”
“정경호 감독 밑에서 배우는 강원 선수들, 축복받았다”

기사승인 2025-02-06 09:00:05
홍철이 5일 경남 남해군 남해스포츠파크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건 기자

국가대표 출신 레프트백 홍철(35)에게 2025년은 특별한 한 해다. 상무 시절(2017~2018) 은사였던 정경호 감독과 7년 만에 재회한 그는 대구에서의 좌절을 뒤로하고, 강원FC에서 ‘행복 축구’를 꿈꾼다.

홍철은 5일 경남 남해군 남해스포츠파크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가오는 시즌 각오를 밝혔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홍철은 3년간 뛰었던 대구FC를 떠나 강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새 시즌을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던 홍철은 “대구에서는 저와 맞지 않는 축구를 쭉 해왔다. 지금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팀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며 “정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이 제 생각과 비슷해서 더 즐겁다”고 웃어 보였다. 

강원 이적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묻자, 홍철은 “15년 만에 이적시장에 나왔는데, 생각보다 춥더라. 젊은 선수들을 추구하는 방향성이 느껴졌다”며 “강원을 택한 건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 상무 때 정 감독님과 재밌게 축구했다. 감독님이 저를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강원 이적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홍철은 지난 시즌 강원의 조직력에 놀랐다고 밝히며 “솔직히 강원에는 이름값이 높지 않은 선수들이 모였다. 그런데 매번 좋은 축구를 선보여서 정말 놀랐다. 어떻게 축구해야 하는지 알고 뛰는 것 같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저도 저런 축구를 한 번 더 해보고 싶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님 때 대표팀 경기와 유사한 패턴이다”라고 덧붙였다.

대구 시절 주장으로서 팀을 이끈 홍철은 강원에서는 오히려 젊은 선수들에게 끌려다닌다. “강원 선수들의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 에너지 레벨이 높은 젊은 선수들이 저를 끌어준다”던 그는 “(이)기혁이가 옆에서 ‘형은 40살까지 해야 한다’고 까불더라. 즐겁게 끌려가고 있다. 정말 고마운 후배들”이라고 미소 지었다.

홍철이 5일 경남 남해군 남해스포츠파크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건 기자

송준석(24)과 레프트백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홍철은 경쟁자임에도 배운 경험을 전수하고자 한다. “준석이 크로스는 정말 최악”이라고 농담을 던진 그는 “준석이가 다가와서 크로스를 알려달라 하더라. 그라운드 내에서는 경쟁 상대지만, 밖에서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줘야 한다. 그게 고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준석이는 제가 갖고 있지 않은 전투력, 깡이 좋은 선수다. 많은 걸 알려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홍철은 인터뷰 내내 정 감독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정 감독은 대구에서 개인 퍼포먼스가 안 나와 자신감이 떨어진 홍철을 일으켜 세웠다. 홍철은 “강원에서 첫 연습 경기를 뛰었는데 바로 자신감이 생기더라. ‘살아있다’라는 걸 오랜만에 느꼈다. 이후에 감독님에게 감사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원 선수들은 계속 발전하려 한다. 저도 고참이지만, 그 목표에 함께 다가가고 싶다. 운동장에서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하다. 감독님이 데려와 주신 만큼 저도 더 발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홍철은 정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공을 쉽게 잃는 걸 정말 싫어하신다. 그걸 선수들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알려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지도해주신다. 강원 선수들이 정 감독님에게 축구를 배운다는 건 축복받은 일”이라고 정 감독을 치켜세웠다.

대구 시절을 돌아본 홍철은 “최원권 감독님 때는 신뢰를 많이 받았다. 뭔가 할 게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새로운 감독님이 온 뒤 저를 필요로 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며 “강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 5경기를 더 뛰어 400경기 출장도 하고 싶다. 물론 준석이 때문에 못 뛸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남해=김영건 기자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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