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은둔 청년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상회사 체험을 통해 직장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고립감에서 벗어나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프로그램 모두 강제성이 없어서 고립‧은둔청년들이 부담감 없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진로 생각하면 늘 막막했는데, 일 경험을 통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윤곽을 잡게 됐어요.” (서울 노원구 ‘느슨한 컴퍼니’에 참여한 고립‧은둔 청년 A씨)
서울시는 10일 오전 서울 시청에서 열린 약자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성과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성과보고회에서는 지난해 자치구에서 추진한 약자동행 지원사업 30개를 평가해 우수 사업을 선정·시상했다. 시상 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사업 참여자가 함께하는 ‘약자와의 동행 토크 콘서트’가 이어졌다.
이날 성과보고회에서는 마포구 ‘함께하는 구강건강 동행관리’ 사업이 최우수 사업으로 선정됐다. 구강건강에 소외된 취약계층에 체계정 구강 진료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사업이다. 마포구는 서강보건지소에 치과 진료실을 설치해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 이용이 쉽지 않았던 취약계층에 구강검진과 치과 진료를 제공했다.
마포구 보건소 박정미 치과의사는 “70살 평생 외출을 5번 이하 해 본 분이 있었다”며 “거동이 어려워서 돌봄 SOS 신청 후 보건소로 이동해 스케일링과 구강 근력강화운동 교육까지 도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 가구는 대부분 상태가 열악하다”며 “앞으로도 대상자 연계가 잘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천구의 ‘희망플러스 꿈꾸는 공부방’은 우수 사업으로 선정됐다. 양천구는 교육 도시 명성 맞게 전체 인구 대비 학생 비율이 높다. 희망플러스 꿈꾸는 공부방은 관내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주거 학습 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조성해 주는 사업이다.
김경아 양천구 주택과 과장은 “약자동행 공모 사업비 확보를 통해 25가구에 대한 공부방을 추가 조성할 수 있었다”며 “만족도도 100%에 달했다. 사용 후기를 반영해 학습 트렌드에 맞는 공간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밖에 노원구의 ‘느슨한 컴퍼니’, 동대문구의 ‘장애인 친화 미용실’, 송파구의 ‘경계를 넘어 내일로 2.0’, 성동구의 ‘장애인 특화 모두의 도서관’ 사업이 우수 사업 표창을 수상했다.
‘약자와의 동행 토크 콘서트’에서는 사업 참가자의 소감과 함께 생생한 현장 의견이 오갔다. 강동구 치매가족지원센터를 치매 환자인 아내와 이용하는 B씨는 “치매 환자 가족들을 만나면서 말 못 할 사정을 이야기하고 서로 공감을 나누면서 마음속 아픔과 응어리를 치유 받았다”며 “지원센터가 더 활성화되어 치매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소통하고 지원받을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자신감’과 ‘편안함’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동대문구 장애인 전용 미용실 ‘동행헤어’의 신재현 디자이너는 “발달장애로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해 항상 미용실 가기가 어려웠던 분이 구 미용실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서도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며 “어느 날 ‘내년 결혼을 목표로 00년생 여자분을 찾는다’고 공개 구혼 멘트가 적힌 쪽지를 내보이기도 했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이날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명칭으로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챙기기 시작한 게 3년 가까이 돼 간다”며 “서울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런 분들의 사정을 알고 가까이서 보듬을 수 있는 곳은 구청”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공모를 통해 가능성 있는 사업을 선정하고 (이분들을 돕기 위해) 구청과 합심했다”며 “이 행사가 계기가 돼서 모든 자치구가 약자와의 동행을 더 눈여겨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본인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서 옆방 소리가 벽 너머로 들렸다.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정부 기관이 존재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한 분 한 분에게 큰 가치가 느껴지는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