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그린 겨울 풍경화

한파가 그린 겨울 풍경화

양수리와 북한강 일원 드론으로 내려다보니…
강추위가 그린 겨울 수묵화

기사승인 2025-02-12 09:47:16
‘겨울바람 속, 정조대왕이 건넜던 다리를 걷다’
양평군 양서면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잇는 배다리 주변에 얼음이 얼었다. 세미원 배다리는 조선 후기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하기 위해 한강에 설치한 주교를 재현한 것이다. 선박 44척을 다리 형태로 연결해 조성됐다.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둔 11일 양수리와 북한강 일원을 돌아보며 하늘에서 겨울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촬영용 드론이 북한강 한 가운데에 날라 들어가 자연의 수묵화를 하나 둘 담아냈다. 청명한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결빙 부분은 눈과 온도, 바람, 습도, 유속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얼어 있었다.

예년보다 일찍 물러날 듯했던 동장군이 입춘 이후 다시 기세를 올렸다. 추위가 잠시 누그러졌지만, 다음 주까지 큰 폭의 기온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다.
눈이 덮이거나 얼었다 녹기를 반복한 겨울 강 위에 자연이 밤새 대담하고도 섬세한 작품을 그려냈다.

북극 한파와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서 얼었다 녹기를 반복한 북한강과 두물머리 일대가 자연이 그려낸 수묵화를 펼쳐 보였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북한강은 추위의 강도, 바람, 습도, 유속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로 얼어 있었다.
‘일필휘지(一筆揮之)’
자연이 한 획에 그려낸 듯 힘이 넘친다. 

한낮에도 매서운 강바람이 부는 가운데, 흰 눈이 살짝 덮인 강 한가운데와 주변을 위아래로 살펴보면 거대한 얼음 캔버스 위에 자연이 거침없이 그려낸 작품이 감탄을 자아낸다.
때로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이 새로운 앵글을 선사한다. 결빙된 북한강의 다양한 패턴은 한 폭의 수묵화나 형이상학적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하늘에서 내래다본 두물머리 전경

북한강 주변 빌라촌 앞 강에는 깨진 얼음 조각들이 떠다닌다.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매일 아침 배를 이용하기 위해 얼어붙은 강 위에서 얼음을 깨며 이동한다.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잇는 배다리 주변이 다양한 형태의 얼음이 얼어있다.

다양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을 이용해 붓끝을 타고 내린 먹물이 화선지에 번져 농담을 이루며 멋진 그림을 그려냈다.

흰눈 덮힌 세미원 주변의 연밭 풍경

다양한 형태의 얼음 조각들은 바람, 유속, 습도, 온도가 결합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한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북한강의 진풍경이다.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 북한강 전경’
한겨울 북한강은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남양주 조안면 부근에서 강 건너 양평군까지 결빙됐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얼음 작품이 펼쳐졌다. 흰 눈이 덮이거나 얼었다 녹아 조각난 겨울 강 위에 자연은 밤새 대담하고도 섬세한 작품을 그려냈다.

남양주=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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