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 뉴캐슬병, 단일백신 접종으로 충분한 예방효과 갖춰야” [쿠키인터뷰]

“양계 뉴캐슬병, 단일백신 접종으로 충분한 예방효과 갖춰야” [쿠키인터뷰]

송치용 한국가금수의사회 회장 인터뷰
혼합백신, 병원체끼리 경쟁→예방효과 감소 및 다중감염 우려
“농가 상태, 백신 장단점 고려해 선택해야”

기사승인 2025-02-14 06:00:05 업데이트 2025-02-14 23:51:17
송치용 한국가금수의사회 회장이 최근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뉴캐슬병과 백신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700만명의 사망자를 일으킨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조류에게도 치명률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가 있다. 바로 ‘뉴캐슬병(Newcastle Disease, ND)’이다.

뉴캐슬병은 급성 호흡기 전염병 중 하나로 전파가 빠르고 발생 시 호흡기, 소화기, 신경 증상 등 전신 감염을 일으켜 농장에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정부는 뉴캐슬병을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지난 2001년부터 ‘뉴캐슬병 부화장 근절 정책’을 통해 병아리의 단일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송치용 한국가금수의사회 회장은 최근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뉴캐슬병은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제가 없다. 예방 접종을 하지 않으면 폐사율이 100%에 가깝다”며 “10년 전까지는 국내 양계 산업에 큰 타격을 준 무서운 가금 질병 중 하나로 꼽혔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백신 접종 의무화와 더불어 외부인의 농장 방문을 차단하는 방역 체계를 시행해 농장의 위생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뉴캐슬병을 비롯한 여러 감염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뉴캐슬병은 재확산 가능성이 높아 꾸준한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2003년 이후 보고된 뉴캐슬병 사례가 없다가 15년 만인 2018년에 대대적으로 유행했다. 송 회장은 “이 병은 주변 국가로부터 유입되는 등 환경적 요인에 따라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에서 뉴캐슬병 유행이 잠잠해지자 백신 접종에 대한 농장주들의 경각심이 낮아졌다”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호흡기계 감염병인 전염성 기관지염(IB)이 확산하면서, 뉴캐슬병과 전염성 기관지염을 동시에 예방하는 혼합백신이 등장했다. 보통 동일한 부위에 두 가지 백신을 접종할 경우 서로 다른 병원체가 경쟁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원칙적으로는 최소 7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접종해야 한다. 하지만 편의성을 위해 혼합백신을 사용하는 농장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송 회장은 충분한 예방 효과를 보려면 단일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송 회장은 “혼합백신은 백신의 역가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을 위험성이 있다”면서 “뉴캐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일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짚었다. 이어 “전염성 기관지염 백신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호흡기 계통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다중감염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송 회장은 또 “백신의 장단점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며 “농가의 상태나 필요에 따라 혼합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2차로 단일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방법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양계 산업의 효과적인 전염병 예방을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송 회장은 “전염성 질병 관리는 양계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좌우하는 핵심 정책”이라며 “백신을 직접 보급해 농가의 접종 편의성을 높이는 현행 지원 방식보다는 개별 질병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각 질병에 대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역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의학적 관점에서 전문가 의견에 기반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한국가금수의사회는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모으고 정부와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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