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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호반건설, BS한양건설이 지난해 중대재해 제로(0)에 성공했다. 건설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좀처럼 줄지 않는 가운데 안전경영에 성공한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올해도 중대재해 제로에 성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시공 능력 평가 상위 20위 건설사들의 건설 현장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총 1868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2259명)보다는 17.3% 줄었지만 2년 전인 2022년(1666명)과 비교하면 12.1% 늘었다. 특히 사망자는 35명으로 전년(25명)보다 25.0% 증가했다. 부상자는 전년(2231명)보다 17.8% 감소한 1833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건설공사 종합정보망(CSI)에 등록된 사망 또는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자 수와 1000만원 이상 재산피해 사고 건수를 집계한 자료다. 시공사 등은 건설기술 진흥법에 따라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CSI에 신고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도 중대재해 사고 ‘제로’를 기록한 건설사들이 있다. 반도건설은 올해 7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2019년부터 6년 연속 중대재해 발생 건수 0년을 기록했다. 반도건설은 매해 안전보건 목표로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이정렬 시공부문 대표가 수시로 현장 방문을 통해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올해도 중대재해 제로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4개 협력사 (골조, 토목, 설비, 내장)에 대한 안전보건체계구축 시스템 교육지원과 가설시설물 (흙막이, 동바리, 비계) 시공관리를 통한 3대 다발재해(떨어짐, 넘어짐, 맞음) 감축, 건설장비 안전예방활동을 통한 작업중지 결함등급 (B등급) 전년 대비 50% 감축, 예방 중심의 프로그램 개선을 통한 업무상 질병 신청 건수 전년 대비 20% 감축 등을 수립했다.
호반건설도 지난해 중대재해 사고 제로를 기록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 4명의 부상자가 있었지만 중대재해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던 영향이다. 호반건설은 ‘안전 위험도 관리 기준’을 자체적으로 수립해 매월 위험성 높은 현장을 집중 점검하는 등 예방 조치를 강화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또 늘어나는 외국인 근로자와 소통을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AI) 동시 번역 시스템’도 도움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BS한양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재해를 목표로 삼았다. BS한양은 지난 1월3일 강화군 마니산에서 수주 목표 달성과 무재해를 위한 수주‧안전 기원 산행을 실시했다. 또 △안전 관련 조직 강화 △안전 평가‧관리 시스템 및 스마트 안전 장비 도입 △현장 안전문화 교육 활동 강화를 포함한 기술력 기반의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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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매년 초 ‘중대재해 Zero’ 목표 설정
건설 업계는 중대재해 사고를 줄이기 위해 매년 초 안전경영을 강조한다. DL이앤씨는 지난 14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중대재해 Zero 원년 선포식’을 개최했다. 구체적으로 △매뉴얼 대로 일하고 피드백하는 조직 △계획되지 않은 임의 작업 절대 금지 △협력사 및 근로자 안전 활동 강화 등을 세부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자체 안전 세미나를 실시하는 등 각 현장의 안전 관리 체질 개선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해 7명의 중대재해 사망자가 발생했던 대우건설은 1월 ‘안전혁신정책’을 발표했다. 안전혁신정책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전 현장 대상으로 협력회사에 대한 안전보건활동 지원 및 교육을 확대하고 예산 및 원가 기준 개선을 시행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안전 최우선 가치 실현, Let’s be Safe 2025!’를 안전 슬로건으로 설정했다. 또 올해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실행력 강화’, ‘안전 관리체계 고도화’, ‘구성원 수준 향상을’ 3대 핵심전략으로 설정했다. 롯데건설은 현장 안전활동 지원, 사각지대 관리 강화, 파트너사 안전 체계 구축, 근로자 교육 강화 등 9대 과제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 원청의 관심도는 현장 안전관리와도 직결된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본사와 협력사의 상생 경영은 공정, 부실시공, 안전과 직결된다”며 “면피성으로 하는 게 아닌 본사 차원에서 협력사를 대상으로 잦은 모니터링과 현장 방문으로 안전관리를 한 결과 중대재해 사고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재희 전국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도 “건설 노동자들이 작업 중지를 할 경우 공사비나 공기에 대한 원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원청에서 작업중지권 사용을 보장하는 등 안전에 관심을 많이 가질 경우 현장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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