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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랑과 신부가 하루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예비 신부 김채영 9단은 상대 주장 원성진 9단을 꺾으면서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된 반면, 예비 신랑 박하민 9단은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패배하면서 대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14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후반기 첫 경기인 8라운드 1~2경기에서 울산 고려아연과 마한의 심장 영암이 각각 승리를 가져갔다.
지난 시즌 정상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임에도 8개 팀 중 7위에서 허덕이고 있는 울산 고려아연은 후반기 반등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다. 8라운드 경기 상대였던 ‘최하위’ 전주에게마저 패배한다면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예비 신부가 힘을 냈다. 김채영 9단은 ‘원펀치’ 원성진 9단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팀을 조기 탈락의 위험에서 구했다.
반면 예비 신랑 박하민 9단은 팀의 주장과 2지명이 연속 득점을 올려 2-0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결국 합천이 최종 스코어 2-3으로 역전패 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던 합천은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승승패패패’ 대역전패를 당하면서 5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박하민 9단과 김채영 9단은 오는 3월8일 서울 강남구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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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부터는 3-0이나 3-1로 승부가 끝날 경우 잔여 대국을 진행하지 않는 만큼, 벌써부터 개인 승패 차가 크게 벌어졌다. 1위 원익이 +9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최하위 전주는 -11, 7위 울산 고려아연은 -9로 부진하다. 적진에서 승리를 거둔 마한의 심장 영암은 +1, 홈에서 역전패를 당한 합천은 0을 기록 중이다.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총 14라운드 ‘더블 리그’로 진행되며, 상위 네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펼쳐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정규리그는 매주 목~일요일 진행되며, 대국 시간은 오후 7시에 1국이 시작하고 매 대국 종료 후 5분 이내에 다음 대국이 진행된다.
제한시간은 기본 1분에 추가시간 10초 피셔(시간누적) 방식이 도입됐고, 5판 3선승제로 치르는 모든 라운드 경기에서 3-0 또는 3-1 스코어가 나올 경우 잔여 대국은 진행하지 않는다.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 각 팀이 자율 분배하는 정규 시즌 대국료는 매 라운드 승패에 따라 승리 팀에 1400만원, 패배 팀에 700만원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