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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의 K8 떨림 증상 점검 이후 ’자동차 엔진 실화(Misfire)‘ 증상이 발견돼 업데이트된 ECU(전자제어장치)가 비공식적으로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엔진 실화는 엔진의 실린더 중 하나 이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출력이 감소하거나 연소 과정이 불완전하게 이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증상으로는 △차량 떨림 △출력 저하 △엔진 소음 변화 △배기가스 냄새 변화 △연비 역화 △ 엔진 경고등 점등 등이 있다.
20일 기아 측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5일 람다3.5 LPI 엔진(스타리아, 그랜저, K8 공용) ECU 업데이트가 사용자들에 배포됐다. 다만 차량 떨림 및 엔진오일 감소 증상이 있는 차량에 한해 적용돼 아직 공식 배포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쿠키뉴스의 <[단독] 교통안전공단, 기아 ‘K8’ 떨림 증상 점검 나선다> 보도 이후 지속적인 차량 떨림·엔진 오일 감소로 불편을 겪은 일부 K8 차주들은 공단에 리콜 및 차량 점검을 의뢰했다. 당시 공단은 테스트 과정에서 문제 발견 시 관련 증상을 개선한 ECU 업데이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차주들이 의뢰한 리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 하이테크 컨설팅 서비스 관계자는 “현재는 정차 중 차량 떨림으로 불편감을 느끼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업데이트된 ECU 버전을 설치하고 있다”며 “업그레이드 된 버전을 적용했음에도 떨림 증상이 지속되면 다른 점검을 해야 한다. 다만 업데이트된 ECU 적용 시 원복은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8 떨림 및 엔진오일 감소로 공단에 점검을 의뢰했던 박동현씨는 기아가 ECU 업데이트를 진행한 뒤 이를 비공식적으로 배포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K8 떨림과 엔진 오일 감소로 검사를 의뢰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박씨는 “K8 차주 중 차량 떨림으로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가 있다. 일부 차주가 ECU 업데이트를 받았다는 내용을 공유해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됐다”며 “문제가 없다면서 왜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확인을 위해 공단 리콜 담당 부서에 확인해 보니 처음에는 ECU 업데이트가 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해당 업데이트를 받은 차주의 차량 번호를 말하자 람다3.5 LPI 엔진(스타리아, 그랜저, K8 공용) 완전 연소되는 업데이트라고 설명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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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기아는 ECU 업데이트가 K8 떨림 증상과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기아 관계자는 “K8 떨림과 엔진 오일 감소와 관련해 ECU 업데이트가 진행된 것은 아니“라며 “엔진 경고등 점등과 관련한 것으로 오진단 발생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씨는 “하이테크 관계자로부터 불완전 연소로 인한 떨림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을 직접 들었다”며 “출력이 낮아질 것을 우려해 일부 차주는 적용 제안을 받고도 업데이트를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해 12월 업데이트를 적용한 한 차주는 커뮤니티에 국토부 승인을 받은 S/W라는 설명을 듣고 설치했지만 정비 이력을 남기지 않았다는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3만km 주행 중 부조, 맥동음으로 불편감을 겪어왔지만 이후 부조 관련 부분이 개선됐다는 주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리콜센터에 K8 차량 떨림 증상으로 불편감을 겪는 차주분들이 조사를 의뢰해 현재까지 진행 중”이라며 “리콜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오더라도 최종 결과는 국토교통부에서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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