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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식품산업협회장 선거가 이례적인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통상 자원자가 부족해 내부 논의를 거쳐 추대되던 것과 달리,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와 황종현 SPC삼립 대표가 적극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며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오는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열어 차기 협회장을 추대할 계획이다. 지난 6년간 협회를 이끈 이효율 한국식품산업협회장(풀무원 이사회 의장)의 임기는 이날 만료된다.
후보 중 한 명인 박진선 대표는 샘표식품 창업주 박규회 회장의 손자이자 고 박승복 전 대표의 장남으로, 오너 3세 경영인이다. 박진선 대표의 부친인 박승복 전 대표는 1999년부터 2009년까지 협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황종현 대표는 2020년 SPC삼립 대표로 취임한 전문경영인이다. 동원그룹에서 30년간 근무한 영업·마케팅 전문가인 황 대표가 이끄는 SPC삼립은 지난 2022년 처음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협회장은 3년 임기로 비상근, 무보수·명예직이다. 총 192개 식품업계 회원사를 대표해 정부·정치권 등과 의견을 조율하고 주요 현안을 논의하거나 업계 이익을 위해 활동한다. 협회는 지난 15일 식품사 회장단 회의를 열었지만 차기 협회장 후보를 1명으로 압축하는데 합의하지 못했다. 회장단은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 14개 주요 식품 기업 CEO들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협회장 직책이 무보수·명예직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협회 주목도가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과 동시에 이상기후로 인한 원자재가격 상승, 정부의 물가안정 협조 요청 등이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협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지난해 K푸드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국내 식품기업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졌고, 내부적으로는 물가안정 협력 등 정부와 의견을 조율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협회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차기 협회장은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에도 식품업계가 활발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 간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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