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파’ 건설업계, 도미노 줄도산에 위기설 현실화

‘최악의 한파’ 건설업계, 도미노 줄도산에 위기설 현실화

기사승인 2025-03-05 06:00:07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건설공사 현장.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곽경근 대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도산하며 위기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안팎 중견·중소 건설사 5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1월 시평 58위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해양조선건설(83위) 등이 차례대로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올 초에만 중견 건설사 5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줄도산 공포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물량 증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173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7만4835가구) 이후 12년 만에 최다 수준이다. 특히 지방 미분양 주택은 2022년부터 5만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3000호로 이 중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7200호에 달했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2021년 말 6800호에서 2022년 6200호, 2023년 8700호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자금력이 약한 중견·중소 등 지방 건설사의 자금 유동성에 큰 타격을 준다. 더욱이 은행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며 중도금 연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천정부지 치솟은 공사비도 문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비지수는 2020년 이후 30% 가까이 급등했다. 2020년을 기준으로 100이었던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 상승한 후 지난해 9월 130.4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사비가 지속 상승하면서 미분양으로 공사대금까지 회수 못하자 법정관리에 나서는 상황이다. 실제 신동아건설도 책임준공을 약정한 경남 진주시 신진주 역세권 타운하우스, 의정부역 초고층 주상복합 등 현장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타운하우스 개발사업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 실패와 공사비 미수금 증가로 타격을 입었다. 

건설사의 부도는 하도급 업체 위기로도 이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1곳이 문을 닫을 경우 하도급 업체 50개가 타격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건설업계 위기를 감지하고 미분양 촉진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월19일 발표한 지역 건설경기 보완방안’에는 지방에 위치한 준공 후 미분양 물량 3000호를 LH가 직접 매입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 지방 주택 수요 진작을 위해 디딤돌 대출에 우대 금리도 적용키로 했다. 여기에 상반기 중 SOC 사업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인 12조5000억원(70%) 집행하고,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운영하는 CR리츠도 상반기 중 출시를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는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업계 눈높이에 맞는 정책은 나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건설 현장 특성상 사람의 손이 필요한데 매년 오르는 인건비는 크게 부담된다”며 “인건비와 공사비 등의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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