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 이상기후, 혼용률 논란 등에 몸살을 앓는 패션업계가 여러 돌파구를 찾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등 패션업계 주요 판매처 패션부문 매출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백화점 3사인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은 각각 -5.6%, -2.1%, -1.9%을 기록했고, 아울렛 역시 패션부문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는 지난해부터 고전하고 있다. 물가 상승 및 고환율, 이상기후로 인한 재고 관리 어려움 등 다양한 이유가 꼽힌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패션부문, 한섬 등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하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 2조원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12.4% 줄어든 170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이 전년 대비 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4.9% 급감했다. 한섬 역시 영업이익이 36.8% 감소했고, 코오롱FnC는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8311억원으로 3% 줄고 영업이익은 71.9% 하락했다.
다만 올해 들어선 늦추위에 패딩 판매율이 반짝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무신사와 이랜드 등 패딩 충전재 혼용률 오표기 논란에 업계는 패션계 전반적으로 소비자 신뢰가 하락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패션업계는 자체 브랜드 확대 및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시즌리스 상품 출시 등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 갤럭시, 에잇세컨즈, 르베이지, 구호, 준지 등 자체 브랜드를 꾸준히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스파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가성비 브랜드’로 꼽히기도 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어뮤즈’를 인수하고 향수 수입을 늘리며 뷰티 및 니치향수 사업 확대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어뮤즈를 인수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코스메틱 부문 매출액은 지난 2021년 약 3589억원에서 2023년 약 3797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매출 비중도 2021년 24.7%에서 2023년 28%로 올랐다.
이상기후로 인해 특정 시즌에 국한되지 않는 ‘시즌리스’ 상품을 늘리는 정책도 눈에 띈다. LF 는 LF는 SS 시즌 상품 출시 시점을 2월에서 1월 중순으로 앞당겼고, 일부 브랜드는 2월 말부터 반팔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LF가 운영하는 브랜드 리복은 최근 간절기부터 여름까지 활용할 수 있는 ‘레전드 윈드 브레이커 셋업’을 출시하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이상기후까지 여러모로 업황이 좋은 시기는 아니”라며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우면 재고 관리도 어려워진다. 재고는 손해로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예민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국내 패션 시장이 2~3%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양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