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상계엄 해제 결단 ‘부담’…“결정 기준은 국민”

한동훈, 비상계엄 해제 결단 ‘부담’…“결정 기준은 국민”

“尹 관계 자랑한 사람들 ‘직언’했어야… 정부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

기사승인 2025-03-05 18:47:48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자신의 저서 ‘국민이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서 지지자를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 임현범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지층 일각의 배신자론에 ‘국민을 위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부터 당대표 사퇴 과정에서 내린 결정에 큰 부담을 느꼈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 전 대표는 5일 자신의 저서 ‘국민이먼저입니다’ 북콘서트 문답에서 “지난해 12월 3일부터 16일까지 많은 사람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힘들었다. 저와 친하고 가까운 사람들도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지지자들의 섭섭함과 서운함이 두려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 순간에서 제 결단을 평가했을 때 뭘 기준으로 했는지 답할 수 있어야 했다”며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기준을 둬야 했다. 인간적인 연이 깊은 대통령과 지지자를 배신했다고 하는데 이는 감성의 문제라 반박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처칠의 문장을 인용해 비상계엄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영국총리 윈스턴 처칠의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실’이라는 문장을 좋아한다. 저도 겁났지만, 계엄 해제 용기가 빨리 퍼지는 게 중요했다”며 “비상계엄이 옳고 그름을 따지면 해제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계엄군에게 왜 부역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줬냐’는 물음에 “여당대표가 확실히 반대하면 명령에 따르지 않는 용기를 가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위법한 명령은 따르지 않아도 된다. 문제가 생긴다면 우리가 책임진다는 말로 충돌하지 않을 명분을 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불법적인 행동에 굉장히 오래 응징한다. (불법행위의) 정신적 트라우마도 오래간다”며 “그 당시에 시민과 보좌진들이 카메라로 상황을 촬영하면서 압박했으니 이들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정치 흐름에 순응했다면 더 편하게 정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편해지고 손해를 봐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이를 통해 나라가 좋아지게 된다”며 “(정치는) 둥글게 가는 것을 고르면 쉬워진다. 정략적으로 가는 게 굉장히 힘든 장벽”이라고 설명했다.

또 “감정이 상하면서 그런 결정을 하는 게 어려웠지만, 충성의 대상은 국민이어야 한다”며 “일각에서는 ‘왜 그런 선택을 해서 잡음을 만드냐’고 한다. 다른 말은 다 경청하지만,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관계를 자랑하던 사람들도 ‘직언’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직언을 통해 윤 정부가 진심으로 잘되길 바랐다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관계를 자랑하던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은 그 시간에 직언을 해야 했다”며 “같이 웃다가 살짝 빠지면 되냐. 정부가 끝까지 성공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김태호·정성국·배현진·박정하·고동진·김상욱·박정훈·우재준·김건·김소희·김예지·진종오·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 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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