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된 ABL생명, 후순위채 발행으로 개선 나서

건전성 악화된 ABL생명, 후순위채 발행으로 개선 나서

기사승인 2025-03-13 06:00:07 업데이트 2025-03-13 09:45:09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ABL생명보험 사옥. ABL생명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심사 대상인 ABL생명이 건전성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건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금융이 ABL생명 인수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업계(IB)에 따르면 ABL생명은 다음달 후순위채 추가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ABL생명은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후순위채는 자본성 부채로 회계상 자본으로 집계돼 건전성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ABL생명의 후순위채 발행은 지급여력비율(K-ICS) 저하 등 건전성 문제를 개선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ABL생명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전 113.05%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밑돌았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는 152.46%로 전년 동기 대비 15.64%p 감소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후순위채 발행보다는 보험계약 확보 등 시장 경쟁으로 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업권 CEO를 만나 “최근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 발행 증가로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면서 “후순위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엔 자본의 질이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건전성 개선은 우리금융지주 인수와도 연관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매입에 나섰다. 지난 1월에는 금융당국에 두 회사의 인수를 위한 자회사 편입 심사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ABL생명의 낮은 건전성 탓에 우리금융이 인수 후 재매각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부정적 전망까지 나온다. ABL생명 등 업권 상황을 잘 아는 금융권 관계자는 여타 금융지주 대비 CET1(보통주자본비율)이 낮은 우리금융이 ABL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기 위한 자금을 투입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인수 후 재매각을 한 보험권의 선례도 있다. 우리금융 소속이었던 우리아비바생명보험은 지난 2014년 NH농협금융지주에 우리투자증권과 패키지로 인수됐다가 5개월 만에 재매각됐다. DGB금융지주에 인수된 우리아비바생명보험은 iM라이프생명보험으로 탈바꿈했다.

반면 동양생명 인수는 굳혀지는 분위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우리은행은 사내 행사에 동양생명 인재개발원을 활용했다. 지난달 1박 2일 일정의 우리은행 임직원 연수 프로그램이 우리은행 안성연수원과 경기 고양시의 동양생명 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우리금융이 인수 후 ABL생명 재매각에 나서면 생명보험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나서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우리금융 측은 ABL생명 재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재매각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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