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그룹의 유일한 금융사로서 첫 단추가 잘 꿰어졌다는 평을 들어야 합니다. 각자의 업무에서 그룹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실행력을 높여 주십시오.” (김원규 LS증권 대표이사 2025년 신년사 中)
LS그룹의 유일한 금융사인 LS증권이 그룹 내에서 입지를 넓히는 모습이다.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부사장)가 계열사인 LS증권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취임하게 되면서다. 구 대표의 LS증권 이사회 진입이 김원규 LS증권 대표의 바람처럼 그룹과의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LS증권은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구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이사회 임기는 3년이다. LS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 편입 이후 기업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계열사로 녹아들기 위해, 그룹과 연결고리 역할로서 구동희 부사장을 기타비상임이사로 선임한다”며 “기타비상무이사는 상근이사로 근무하지는 않지만, 등기 임원으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1982년생으로 고 구평회 전 E1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의 장남이다. 그는 구정고와 미국 센터너리 대학을 졸업한 뒤 2012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했다. 2013년 LS일렉트릭 경영전략실 차장으로 LS그룹에 합류한 구 대표는 2016년 이사 승진 후 그룹 내 여러 계열사를 거쳐 경험을 쌓았다. 2023년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라 1년 만에 CEO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그룹 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구 대표는 LS증권 대주주인 LS네트웍스와 E1의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어, 이번 선임을 통해 LS증권과 그룹 간의 시너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LS증권은 지난해 LS그룹에 편입됐다. LS네트웍스는 G&A PEF가 소유한 이베스트투자증권 주식 3423만9190주 중 3383만364주를 인수해 지분 60.98%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E1→LS네트웍스→LS증권이라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LS증권의 최대 주주는 LS네트웍스다.
LS네트웍스의 최대 주주는 E1(81.80%)이다. E1은 구자열 의장(12.78%), 구자균(10.14%), 구자용(9.77%) 등을 비롯해 구씨 일가가 나눠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기타비상무이사가 된 구 대표 역시 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구 대표는 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지주사 LS 지분율 경쟁에서도 가장 앞서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LS는 구자열 의장(1.87%) 등 44명의 특수관계인과 1개 공익재단이 지분 32.15%를 가지고 있다. 구 대표 지분율은 2.99%로, 또 다른 LS 오너 3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1.30%), 구본규 LS전선 사장(1.16%)보다 많다. 이처럼 구 대표가 지배구조 상 LS증권보다 우위에 있는 곳들의 핵심 인물이란 점에서 그의 이사회 진입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특히 LS그룹이 주력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LS증권과의 관계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LS MnM를 비롯해 LS이링크, LS이브이코리아 등이 상장을 추진하거나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구 대표가 LS그룹 계열사의 증시 상장을 염두하고 LS증권으로 보폭을 넓히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S증권은 그룹 계열사 IPO를 주관할 수는 없지만 인수단으로 참여할 순 있다. 지난 2023년 12월 LS머트리얼즈 상장 당시에도 LS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해 공모 물량을 배정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