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의과대학이 학생 복귀 기한을 이번주로 정한 가운데 학생들이 얼마나 돌아오느냐에 따라 의대 교육 정상화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24일 의료계와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연세대, 고려대, 경북대는 학생 등록 및 복학 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다른 의대들도 등록 마감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건양대·전남대·제주대는 이날 마감되고, 서울대·이화여대·부산대·경상국립대·영남대는 27일까지이다. 가톨릭대·가톨릭관동대·강원대·경희대·원광대·인하대·전북대·조선대·중앙대·충남대·충북대는 28일을 복귀 마지막 날로 정했다. 을지대는 30일, 건국대·계명대·단국대·아주대·한양대는 31일이 마감 시한이다.
각 의대는 미등록 학생에 대한 제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이날 오후 중 미등록 학생에게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고려대도 등록과 복학 신청 두 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제적 사유에 해당한다고 안내하며 26일 오후 4시 전에 복학원서를 제출하라고 공지했다. 고려대 학칙에 따르면, 휴학 사유가 없음에도 등록기간 내에 복학하지 않은 학생, 매 학기 소정의 기간 안에 등록을 하지 않은 학생은 제적 처분된다.
마감 시한이 지난 연세대와 고려대는 절반 정도의 학생이 등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의대의 복귀 규모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 21일 ‘전국 의과대학 학생 여러분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21일 마감하는 대학에서 등록과 복학에 유의미한 기류 변화가 있으며 상당한 학생 복귀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대학은 병역, 장기 요양, 임신, 출산, 육아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휴학 신청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휴학 반려 절차를 마친 상태다. 앞서 교육부는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돌려놓는 대신 의대생들이 이달 말까지 학교에 돌아와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내건 바 있다.
다만 학생들의 등록이 수업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학생들이 단순히 제적을 피하고자 최소 학점만 수강 신청한 뒤 수업에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또 24·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받는 ‘더블링’ 문제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도 주목된다.
끝내 복귀하지 않은 의대생을 유급 혹은 제적할 경우 의정갈등은 깊어질 수 있다. 의료계는 의대생이 피해를 입게 되면 소송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제적되는 학생이 나오면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구체적 투쟁 방식에 대해선 시위, 집회, 태업, 파업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와 각 대학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학사유연화 등 특례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복귀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방해하는 모든 학습권 침해 행위에 대해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