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벚꽃배당' 효과에 수익률↑…“호재 더 남았다”

증권株 '벚꽃배당' 효과에 수익률↑…“호재 더 남았다”

국내 증권사, 배당성향 강화에 주가 상승세, 미래에셋 20%대 급등
투자업계 “상승 요인 다수 존재, 공매도 금지 해제·넥스트레이드 효과 이어져”

기사승인 2025-03-26 06:00:10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코스피 지수를 웃돈 주가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 밸류업 정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배당성향을 올리는 등 주주환원에 주력한 영향이다. 투자업계는 배당시즌이 지나도 중장기적 관점의 호재 요인에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증권사들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연초 732.46에서 전날 종가 기준 809.81로 10.5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398.94에서 2617.34로 9.0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증시를 소폭 상회한 수익률을 선보였다.

개별 증권사들로 살펴보면 상승폭은 더욱 뚜렷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연초 8030원에서 9905원으로 23.41% 급등했다. 교보증권도 5610원에서 15.15% 뛴 6460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과 메리츠금융지주도 각각 15.92%, 13.72% 증가했다. 

이들 증권사의 주가 상승세는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목적의 배당성향 제고를 결정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증권사들은 밸류업 정책에 참여하면서 지속적인 주주환원 확대를 발표하고 있다. 이에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배당률을 중요시하는 투자자들이 일명 ‘벚꽃배당’ 효과를 누리기 위해 유입된 것이다.

가장 높은 주가 상승세를 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0일 설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을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배당총액 약 1467억원(보통주 250원, 1우선주 275원, 2우선주 250원), 자사주 소각 약 1369억원(보통주 1,500만주, 2우선주 250만주)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보통주 1000만주 소각을 포함안 2024 사업연도 주주환원 규모 합산액은 총 3670억원이다. 주주환원성향은 약 39.8%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이 단기 목표로 설정한 주주환원성향 35%를 상회한 수치다. 

교보증권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의 시가배당률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6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500원의 배당금 지급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지난해 지급한 주당 250원을 두 배 상회한 수준이다. 배당총액은 82억원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 안건 상정 당시 시가배당률은 9.3%로 키움증권(6.2%), 한국금융지주(5.0%) 등 대형사를 크게 웃돌았다. 시가배당률은 실제 들어간 비용(주가) 대비 배당금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25일 진행한 주총 결과 이사회에서 상정한 배당 안건은 통과됐다. 최대주주에게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차등배당건도 그대로 결정됐다”면서 “시가배당률은 당시 주가 기준으로, 현재 주가가 많이 상승해 조금 내려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교보증권의 높은 시가배당률은 핵심 투자 포인트로 부각된 바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교보증권은 별도 및 일반주주 기준 배당 성향으로 소통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40.7%”라며 “올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만 축소돼도 증익이기에 배당성향 유지 시 주당 배당금(DPS) 추가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증권주들의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할 추가적인 호재 요인은 다분하다고 진단한다. 투자자들이 배당락일이 지난 이후 증권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배당락일은 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을 말한다. 이 시기 배당받은 규모에 상응하는 주가 조정 현상이 나타난다. 실제로 전날 배당락일을 맞이한 대신증권은 직전 거래일 대비 6.49% 하락한 1만6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주의 상승 전망은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실적 향상에 배경을 두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 부진으로 거래대금이 지속 감소했으나, 연초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1월과 2월 각각 16조6000억원, 21조2000억원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 평균 거래대금은 17조1000억원이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증시 수익률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이전보다 거래대금 증가에 유리한 환경이다. 과거보다 높은 투자자예탁금 유지와 증시 대기 자금이 현저히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추가로 향후 남아있는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지원 확대 등은 우호적인 환경 조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금지 해제 조치는 규제 완화와 시장 효율성 향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과거 사례에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빠르게 상승했다”면서 “올해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는 ISA 세제지원 확대 방침이 나왔다. 이 경우 투자에 대한 관심도 증가 및 국내 투자 활성화에 따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체거래소(ATS) 도입에 따른 파급력 효과도 기대 요인이다.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넥스트레이드 시장의 체결 거래대금은 5420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거래대금(2조3000억원) 대비 23%의 비중이다. 

다만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 시장 거래량은 한국거래소 대비 15%를 넘으면 안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10~15% 수준에서 안정화될 예정이다. 이는 넥스트레이드 목표였던 출범 후 3년 내 시장점유율 10% 달성이 유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출범 이전 시장에서 우려했던 경쟁력 요인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스트레이드 전체 시장에 참여 중인 14개 증권사는 해당 시장 체결 거래에 대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점유율 확대 수혜를 집중적으로 입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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