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식품업계 상장사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생산량 확보와 글로벌 시장 안착을 주요 목표로 꼽았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사들은 이달 주촐에서 저마다 글로벌 시장 확대와 이를 위한 생산기지 설비, 생산량 증대 등의 계획을 밝혔다. 이는 경기침체, 인구감소 등으로 국내 시장 규모는 줄어드는 반면 미국, 중국, 유럽 등의 시장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월부터 지난 22일까지 ‘K푸드 플러스’ 잠정 수출액은 26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푸드 플러스는 우리 농식품과 스마트팜, 농기자재, 동물용 의약품 등 전후방산업을 포괄하는 말이다.
전후방사업 외에 농식품 수출액은 22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7.2% 늘었다. 이 중 가공식품 수출액은 18억9000만달러, 신선식품은 3억2000만달러로 각각 7.2%, 0.4% 성장했다.
K-푸드 수출이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고 올해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며 이날 주총을 연 삼양식품, 오뚜기, 하림, 오리온, 풀무원과 최근 주총을 개최했던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농심 등은 모두 ‘글로벌 확장’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K-푸드 수출을 이끈 라면업계는 글로벌 시장에 방점을 찍고 생산량 확보에 나선다.
‘불닭’ 신드롬을 일으킨 삼양식품은 올해 생산량 증대와 제품 다각화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응한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이날 주총에서 “양적 성장과 질적 혁신을 이루기 위해 생산량 증대,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밀양 제2공장을 통해 연간 생산 능력이 증대되면 글로벌 매출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오는 2027년까지 중국 등 주요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등 생산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뚜기는 할랄시장을 공략하고 2026~2027년까지 해외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는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을 통해 홍보와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20억 인구가 있는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의 할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며 “오는 2026년4월 글로벌 로지스틱센터를 완공하고 2027년에는 오뚜기푸드아메리카 생산거점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도 해외 시장을 강화한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는 지난 21일 주총에서 “국내 시장의 성장 불안 속에서 농심은 해외 시장의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확대하겠다”며 “저수익 사업과 채널을 개선하는 등 국내 시장의 이익 구조를 개선하고, 오는 2030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을 두 배 성장시키기 위해 해외 중심의 면 사업과 스낵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매출 4조원대인 롯데그룹 식품계열사인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도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더한다.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는 전날 주총에서 “해외에서 롯데 브랜드를 지속 강화하겠다”며 “인도 푸네 신공장을 본격 가동해 빙과를 확대하고, 하리아나 공장에서 빼빼로 현지 생산을 준비해 인도 내 롯데 브랜드 입지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도 주총에서 “어려움 속에서도 브랜드 경쟁력강화, 미래사업 발굴,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심는 한편, 큰 폭으로 상승하는 사업비용 절감을 위해 28B추진, 사업모델 변경 등으로 그 임팩트를 최소화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식품사 매출 1위인 CJ제일제당은 해외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톱티어 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미주에서 핵심 사업 중심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중국과 일본은 사업 대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유럽, 아시아·태평양(아태) 등 시장에서는 외형적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K푸드 성장성을 증명해 글로벌 톱티어(Top Tier)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 3조1043억원, 영업이익 5436억원으로 최대실적을 달성한 오리온은 국내에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를 마련하고 중국, 베트남, 러시아 법인 등에 신공장건설과 생산라인 증설로 공급을 확장한다. 이승준 오리온 대표는 “한국 법인은 충북 진천에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를 착공해 국내 공급 확대와 미국, 중국, 호주, 유럽 등 늘어나는 수출 물량에 대한 제품 공급력을 증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식품업계는 해외 생산거점을 늘리며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와 결합한 마케팅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구 감소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은 이미 입증돼 있다”며 “특히 업계에서는 해외 인지도 확대와 현지 정착을 위해 오징어게임 등 성공적인 콘텐츠나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기회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