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 등록 후 수업 거부…집단 유급 우려

의대생들 등록 후 수업 거부…집단 유급 우려

35개 의대 학생 복귀율 100%
15개 대학 수강률 3.87%에 그쳐
일부 강경파 눈치 보는 의대생들

기사승인 2025-04-02 12:35:33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곽경근 대기자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 대다수가 1학기 등록을 마치면서 우려했던 집단 제적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의대생들이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 단체 유급 사태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40개 의대 중 35개 의대에서 100%의 학생 복귀율을 기록했다. 군 입대 대기자 등이 있는 연세대(복귀율 93.8%), 연세대 원주(91.9%), 아주대(99.6%), 경상국립대(99.7%)도 사실상 전원에 가까운 학생이 복귀했다. 유일하게 미등록 방침을 유지했던 인제대 학생 370명도 막판에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지금까지 제적자는 2명이고 전체 의대생 복귀율은 96.9%로,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작됐다고 본다”며 “각 의대 수업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의학 교육계와 논의해 내년도 모집 인원 조정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의대생들이 등록을 마치면서 집단 제적되는 최악의 상황은 넘겼지만, 실제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은 미미한 수준이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15개 대학 의대생 6571명 중 수업을 듣는 학생은 254명(3.87%)에 그쳤다. 수강률이 가장 낮은 대학은 가천대로 0.41%에 불과했다. 수강률이 가장 높은 울산대도 9.49%를 기록하며 10%에 미치지 못했다.

의대협은 “‘전원 복귀’라는 기사가 많았지만, 결국 어디에도 학생들이 가득 찬 교실 사진은 보이지 않는다”며 “의대협의 방향성은 ‘투쟁’으로 수렴됐다. 각 학교에선 대의원의 안내를 잘 따라달라”고 했다.

수업 참여율이 낮은 것은 의대생들 사이에서 ‘등록은 하되 수업은 듣지 말자’는 강경 기조가 깔려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업에 참여했다가 동료, 선·후배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이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의대생도 적지 않다. 일부 강경 의대생의 복귀 방해 행위는 경찰이 수사에 나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부는 의대 복귀자 신상공개 등 수업방해 행위 18건에 대해 수사 의뢰해 현재까지 2명은 구속, 9명은 송치된 상황이다.

이대로 수업 거부가 이어질 경우 유급이 불가피하다. 유급이란 상위 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해당 학년에 그대로 남는 걸 뜻한다. 대부분의 의대는 일정 기간 무단 결석하거나, 전공 과목에서 F학점(낙제점)을 받으면 유급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대학마다 개강일과 기준 수업 일수는 제각각이지만, 이달 안에는 수업에 참여해야 유급을 피할 수 있다.

대학 총장들은 “복학만 한 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건 절대 안 된다”면서 유급 사태를 경계했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1일 성명서를 통해 “올해는 작년과 달리 학사 유연화 조치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며, 등록 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시 학칙에 따라 유급이나 제적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수업에 복귀한다면 의총협에서 결의한 바와 같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각 대학은 학사 일정을 연기하는 등 의대생이 수업에 참여해 진급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 지방 의대 교수는 “학습 공백이 길어질 경우 정상적인 수업 진행과 임상 실습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의대생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하루빨리 수업에 복귀해 본연의 학업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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