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개인투자자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이 3~4일 이틀 연속 발생한 전산장애로 투자자들의 원성에 휩싸였다. 전날은 미국 상호관세 쇼크로 개장 직후 주문이 몰리면서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4일 발생한 주문 지연 사태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을 찾지 못했다.
4일 정규장 개장 직후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심판 선고가 진행되던 오전 11시쯤 키움증권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매수·매도 주문 접수가 지연되거나 처리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현재는 지연 현상이 정상화됐다. 이날 오류 발생 1시간30분 만인 오전 10시40분쯤 공지를 통해 지연 현상이 정상화됐다고 밝혔으나, 수십 분 뒤 다시 오류가 발생했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중 또다시 먹통이 된 것.
키움증권은 전날에도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 등에서 매수와 매도 체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약 1시간 만에 복구가 됐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어제 주문이 몰리면서 일시적인 병목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산 사고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산 사고는 알수 없는 이유로 발생할 수 있어 원인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전날 전산장애 이후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밤샘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산장애 문제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면 보상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오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영향으로 미국 증시가 폭락하고 윤 대통령 탄핵 심판으로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발생한 만큼 투자자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고객게시판 등에는 “다른 증권사로 이전하겠다” “도대체 왜 이런 건지나 알려달라” “복구된 것 맞나” “월요일에도 이러면 다 죽는 것” 등 투자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금감원도 키움증권의 전산장애를 가볍게 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10분 이상 전산 업무가 지연되면 금융사고로 분류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사 실시 여부는 원칙적으로 답변할 수 없다. 원론적으로 사실 확인과 원인 규명을 하고 난 다음 점검 등을 통해 위반이 발견된다면 검사하지 않겠나”면서 아직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증권사의 전산장애가 최근 들어 잦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4~5일에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주식 체결 조회 지연과 실시간 시세 오류가 발생했고, 5일에는 한국투자증권에서 나스닥 종목 주문에 차질이 생겼다. 같은 달 19일 토스증권에서는 해외 종목 정보 조회에 문제가 생겼다. 31일에는 신한투자증권에서 주식 매매거래 체결 지연이 발생했다.
지난달 18일에는 한국거래소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로 약 7분간 유가증권시장 전종목의 거래가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를 중점사건으로 분류하고 현장 검사에 착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