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동차 수출 9.2조원 감소 예상…車관세 여파 어디까지

韓 자동차 수출 9.2조원 감소 예상…車관세 여파 어디까지

한국 자동차 수출 감소, 관세 여파로 9조원 손실 전망
완성차 가격 인상 예고, 소비자와 제조업체 부담 증가
현대차·기아 판매량 감소, 국내 경제 성장률 하락 우려

기사승인 2025-04-09 06:00:06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수출 감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약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은 생산비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9일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적용 시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63억5778만달러(9조2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파로 국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수입 완성차에 25% 관세 부과할 경우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자동차에는 1225만원가량의 관세가 책정된다고 알려졌다. 

특히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지 가격이 오르면서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 대수는 지난해(현대차 91만1000대·기아 79만5000대) 대비 6.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이익 감소 폭이 각각 3조4000억원, 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화 전략에 따라 가격 상승의 반사 수혜가 관세 부담보다 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3만대)과 기아 조지아공장(35만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30만대)를 운용하고 있고, 이 세 공장의 생산능력은 100만대에 이른다.

다만 북미 수출량이 전체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GM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한국GM의 경우 미국 현지에 가성비 모델을 주력으로 판매해온 만큼 가격 인상 시 판매량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 미국 현지에 가성비 모델을 내세우고 있는데 관세로 가격이 오를 경우 판매량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생존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준중형 SUV인 GLA 등 보급형 차종을 미국에서 더이상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벤츠는 4만3000달러(약 6300만원)에 판매되는 GLA 대신 가격 10만 달러(약 1억5000만원)를 넘어서는 대형 세단 ‘S클래스’ 등 고급 차 판매에 집중한단 계획이다.

토요타는 지난달 31일 미국에서 자동차 값 동결 대신 고정 비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BMW도 멕시코 생산 모델의 가격을 최소 5월1일까지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이탈리아 수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미국 수출용 차량 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현지 딜러에게 4월 2일 이후 도매 가격이 변경될 수 있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전문가는 관세정책 여파로 수출 감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자동차 업계의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관세 시행으로 대미 수출 품목 1위 자동차는 직격탄을 맞았다.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제조업체에도 타격이 예상돼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7%포인트(p)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품목별, 업종별, 단기·중기·장기로 나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2024년 우리나라 총수출은 6838억달러, 총수입은 5440억달러로 약 3.3% 총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이 1조8689억달러이므로 약 0.71%에 해당한다. 여기에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약 80%인 것을 감안하면 0.57%포인트(p) 경제성장률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