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국내 증시·환율·가상자산 ‘훈풍’

美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국내 증시·환율·가상자산 ‘훈풍’

기사승인 2025-04-10 16:32: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적용을 유예한다고 밝힌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을 제외한 상호관세 유예 발표에 국내 증시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40원 가까이 떨어지는 등 전일 대비 안정세로 전환했다. 움츠렸던 가상자산시장도 반등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60%(151.36p) 급등한 2445.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5.97%(38.40p) 상승한 681.79를 기록했다. 이날 급등세로 이번주 첫 거래일에 발생한 ‘블랙 먼데이’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특히 이날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같은날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해 8월6일 이후 처음이다. 먼저 코스피는 오전 9시6분쯤 코스피200선물(최근월물)이 전일 종가 304.65p에서 322.20p로 5.76% 급등한 후 1분간 지속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그보다 조금 늦은 오전 10시46분에 매수 사이드카가 나타났다. 코스닥150선물(최근월물)이 전일 종가 1062.60p에서 1127.30p로 6.08% 상승한 영향이다. 아울러 코스닥150지수도 전일 1057.33p에서 1118.98p로 5.83% 오르면서 사이드카 발동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급등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별 고율 관세 유예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를 유예해 90일간 10% 기본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인상하면서 다른 국가들은 개별 협상을 통해 관세를 조정하겠다고 시사했다. 관세 리스크가 일부 완화되면서 이달 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던 나스닥지수는 12.16%( 857.06p) 오른 1만7124.97까지 치솟았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은 보합권에 그친 맥쿼리인프라(0.00%)만 빼고 일제히 상승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6.42% 급등한 5만6400원으로 뛰었다. SK하이닉스(11.03%), LG에너지솔루션(11.31%), 삼성바이오로직스(2.72%), 현대차(5.06%), 삼성전자우(5.64%), 기아(5.25%), 셀트리온(6.28%), 한화에어로스페이스(7.09%), KB금융(7.05%) 등이 올랐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0개 종목도 HLB(-0.19%), 에스엠(-0.37%), 안랩(-0.79%), 코나아이(-1.84%), 국일제지(0.00%)를 제외하면 모두 올랐다.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 대비 5.61% 상승한 36만70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9.29%), 에코프로(9.62%), 레인보우로보틱스(7.02%), 휴젤(7.75%), 클래시스(11.65%), 삼천당제약(6.97%), 파마리서치(8.57%), 리가켐바이오(6.30%) 등이 상승했다. 

다만 이날 급등세로 낙관론을 전망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세적인 V자 급반등에 베팅하기보다는 관세 뉴스 흐름, 미국 CPI, 1분기 빅테크 실적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오늘 밤 발표되는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트럼프풋(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증시에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현상)에 이어 파월풋도 가능할지 확인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1500원’서 멀어진 원·달러 환율, 상승장 전환한 가상자산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되던 원·달러 환율도 관세 리스크 완화 훈풍을 맞아 크게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7.7원 내린 1456.4원에 마감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가격이 1484원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이후 최고가를 써내린 바 있다.

가상자산시장은 하락장에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3시57분 기준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6.82% 급등한 8만208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7만4000달러선까지 하락했으나 관세 유예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반등세를 시현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도 일제히 상승세다. 시가총액 기준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0.75% 오른 1616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외에도 엑스알피(10.73%), 도지코인(8.54%), 솔라나(9.85%) 등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언에 국내 증시는 물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진정된 가상자산시장도 높은 상승세를 선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날 하락으로 다소 진정됐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1기 집권 시기에도 관세 유예 이후 이를 번복하는 양상이 확인된 바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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