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 핵전쟁에 왜 내 주식이 떨어지죠”

“美-中 관세 핵전쟁에 왜 내 주식이 떨어지죠”

기사승인 2025-04-13 06:00:07 업데이트 2025-04-13 09:06: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지금은 정말 매수하기 좋은 시기!!!(THIS IS A GREAT TIME TO BUY!!!)”


관세 이슈로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까지 멀미나는 한 주를 보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SNS에 글을 남기고 약 4시간 뒤, 미국 정부는 중국을 제외한 57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 이후 뉴욕증시는 16년 만에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트럼프 관련 종목도 급등했습니다. 국내 증시 역시 즉각 반응했습니다. 10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동시에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증시가 들썩였죠.

145% vs 85%

안전벨트를 채울 시간도 없습니다. 징벌적 관세 부과에 반발한 중국이 미국에 84%의 추가 관세를 매기자, 미국이 다시 중국에 125%의 관세를 매겼습니다. 펜타닐 관련 행정명령에 따른 추가관세 20%까지 포함하면 대중 관세율은 145%에 달합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모습인데요. 극적인 관세 유예에 폭등했던 뉴욕증시와 국내 증시는 하루 만에 폭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왜 미국과 중국이 관세 갈등을 벌이는데, 한국의 주식시장이 이렇게 요동치는 걸까요?

먼저 산업 구조를 살펴야 합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대에 달합니다.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요.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예외하고, 10% 기본 관세만 부과한다고 밝힌 만큼, 일단 숨통은 트인 상황입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부품 산업은 중국산 제품 관세가 높아지면서 긴장 상태입니다. 중국은 한국의 주요 중간재 수입국입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지난해(8월 기준) 85.7%에 달합니다. 중국 수출이 위축되면 국내 기업 역시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주가는 기업의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로 반영한 가격인 만큼, 실적은 주가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입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30% 이상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고, 코스닥 역시 외국인 매매에 따라 크게 흔들립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글로벌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미중 무역분쟁 같은 불확실성이 커지면,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극에 달해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 증시에서 가장 먼저 돈을 뺍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불확실성을 키우는 뉴스 한 줄에도 외국인 자금이 출렁이고, 환율과 주가 모두 요동치게 됩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불붙는 지금, 한국 증시는 또다시 외풍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외부 변수는 언제나 존재할 수밖에 없죠. 결국 기업의 실적과 구조적 경쟁력, 그리고 투자자의 냉정한 판단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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