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6월 조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다시 시정에 복귀한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시의회는 대선 행보로 인한 시정 공백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오 시장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의회는 1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330회 임시회를 연다. 이번 임시회에는 의원 발의 148건, 서울시장 제출 31건, 서울시교육감 제출 3건, 시민 청원 4건 등 총 186건의 안건이 상정됐다. 시의회는 이들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한편 시정 전반에 대한 질의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임시회 개회식에는 오 시장도 참석했다. 그는 지난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따. 이날 별다른 메시지는 밝히지 않은 채 권혁민 신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을 소개한 뒤 조용히 단상을 내려갔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개회사에서 오 시장을 향해 “‘지지불태(知止不殆)’의 자세가 행정에도 필요하다”며 “앞서 나아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때로는 멈춰서 돌아보는 것이 더 큰 신뢰를 주는 길”이라며 “최근 몇 달간 서두르다 놓친 것은 없었는지, 주장을 앞세우다 기본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측은 직접적인 비판을 내놨다. 임규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대선 출마에 몰두한 오 시장이 시정 혼란을 초래했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하기 전에 천만 서울시민에게 먼저 사과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란 동조 세력을 옹호하고, 탄핵 기각을 주장하며 진영 대결을 부추긴 책임도 무겁다”며 “서울시장으로서 시민의 복리를 위해 충실히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회에서 시정 질의를 통해 공백 기간 중 발생한 주요 현안들에 대해 오 시장의 입장을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성흠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시민 불안을 키운 도심 싱크홀 문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혼란 등에 대한 질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강 리버버스는 당초 3월 출범을 예고했으나 6월로 연기되며 행정 신뢰를 저해했다”며 “정쟁보다는 시급한 민생 현안에 집중해 질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은 오는 30일과 5월1일 양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오 시장의 복귀 후 첫 공식 질의인 만큼 시의회와의 긴장감 속에서 어떤 입장과 대답이 나올지 주목된다.
